'청춘 나이테'마다 알아야 할 것들
'청춘 나이테'마다 알아야 할 것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5.2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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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정여울이 20대에게 전하는 감성 메시지

 

 [북데일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들이 다 ‘너흰 아프다’ 고 하니까, ‘그래 나도 아픈가보다’ 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는 아직 충분히 아파보지 않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솔직함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절망의 끝에서 길어올린 용기 ’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사실 일상 속에서 더 필요한 것은 미적지근한 실망의 웅덩이 속에서 간신히 빛나는 아주 작은 사금파리’를 길어올리며 묵묵히 살아가는 배짱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8쪽>

 문학평론가 정여울이 20대를 위한 키워드를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2013. 21세기북스)에 담았다. 그것은 우정, 여행, 사랑, 행복, 탐닉, 타인, 정치, 가족, 죽음, 예술, 등 모두 20개다.

 저자는 자신의 학창 시절과 20대를 돌아보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한 진심을 친근한 목소리로 전한다.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에 피아니스트가 아닌 취미로 피아노를 치기로 한 일, 청춘의 한 부분을 기억하고 있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간 ‘백마’에서의 추억, 엄마에서 벗어나고자 스물 아홉에 원룸을 얻어 독립한 일 등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며 20대와 공감한다. 그것은 진솔한 조언이라도 해도 좋고, 솔직한 수다라도 해도 좋다.

 ‘여행자가 되면, 평소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되어 나 자신의 삶을 조감할 수 있다. 분명히 나지만, 나의 삶을 마치 남의 삶처럼 멀리서 굽어볼 수 있는 ‘새의 시점’. 그것이야 말로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이다. 되도록 멀리, 되도록 휴대폰도 없이, 되도록 부모님과 연락하지 않고, 되도록 모국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오직 자기 자신과 투명하게 만날 수 있는 여행자의 시점을 배우는 것.’ <여행 중에서, 51쪽>

 20대는 가장 주관적일 수 있는 시기다. 때문에 관계에 서툴고 상처 받는다. 하지만 일상에서 떨어져 나와 나를 본다면 객관적으로 나와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은 곳이 아니더라도 낯선 곳에서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갖을수록 진짜 내면은 한 단계 성장하지 않겠는가.

 20대에게 행복은 먼 미래다. 그건 우리 모두 다 마찬가지다. 학자금 대출, 취업, 결혼, 연봉으로 이어진 결과가 행복이라 믿기 때문이다. 정말 그 모든 게 해결되면 행복한 것일까? 정여울은 행복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린다. 행복의 주체는 남이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비교, 계산, 변명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행복할 수 있다니 정말 멋지다.

 ‘행복은 설명하거나 계산될 수 있는 것들보다는 오히려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 계산 자체가 되지 않는 것들 속에서 피어난다. 우리가 ‘비교’ 만 하지 않아도, 우리의 행복은 수천 배로 부풀 것이다. 우리가 ‘계산’ 만 하지 않아도, 우리의 행복은 세상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가 ‘변명’ 만 하지 않아도, 우리의 불행은 결코 우리는 구속하지 못할 것이다.’ <행복 중에서, 117쪽>

 누구나 방황한다고 말한다. 아니, 그건 20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유라 외친다. 청춘이라는 무거운 옷을 벗기를 바란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펙을 쌓고 우정과 사랑에는 서툰 그들에게 진심을 다해 손을 내민다.

 ‘방황이란, 더욱 대차게 나다움을 벗어던짐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나다움을 되찾는 방법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방황하지 않는 비법이 아니라 더욱 멋지게 방황하는 법이었다. 나는 사실 지금도 매일매일 방황한다. 아직도 매일 ‘도대체 나는 이다음에 뭐가 될까’ 를 고민한다. ‘도대체 내 꿈은 뭘까’ 를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졌다. 눈치 보지 않고 방황할 권리. 어떤 꿈에도 정박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이것이 내가 살아 있는 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유니까.’ <방황 중에서, 209쪽>

 20개의 키워드 중 자신에게 가장 눈에 들어오는 키워드를 순서대로 읽어도 괜찮다. 그러다 보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과 가장 두려운 것과 마주하지 않을까. 20대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어 좋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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