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에 사라진 아내, 왜?
결혼기념일에 사라진 아내, 왜?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5.20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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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의 실체를 보여주는 소설

[북데일리] 첫 눈에 반한 감정이 연애라면 결혼은 그것을 지속시키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결혼은 연애과 다르다는 말이다. 질리언 플린의 장편소설 <나를 찾아줘>(2013.푸른숲)속 주인공 에이미와 닉도 그랬다. 서로가 서로에게 완벽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의 성장과정은 판이하게 달랐다. 아내 에이미는 유명한 동화책 어메이징 에이미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했고 주목 받는 일에 익숙하다. 반면 닉은 가정불화로 이혼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야 했다.

 에이미와 닉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길지 않았다. 닉의 실직으로 부부는 뉴욕을 떠나 그의 고향으로 이사를 했다. 그곳에서 닉은 바를 운영하고 에이미는 암환자인 시어머니를 돌보며 살림을 했다. 이웃과 시댁, 모든 것에 에이미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완벽한 부부로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5번째 결혼기념일에 에이미가 사라졌다. 아내가 해마다 결혼기념일에 보물찾기 게임을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집 안에는 싸움 흔적이 있고 에이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닉의 알리바이는 충분하지 않고 모든 증거들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소설은 닉과 에이미의 목소리를 교차로 들려준다. 닉의 글이 아내가 사라진 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에이미의 글은 닉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현재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둘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에이미의 일기를 통해 보여준다. 닉은 아내를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한다. 어메이징 에이미 시리즈의 주인공이 사라졌고 사건 조사 중 그녀가 임신했다는 증거까지 나오자 사람들은 닉을 비난한다. 닉은 정말 그녀를 살해했을까?

 닉은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어떻게든 에이미를 찾아야 했다. 에이미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서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웠고 결혼생활이 위태로웠지만 그녀를 죽일 정도는 아니다. 에이미가 남긴 단서를 통해 그녀의 행적을 따라 가다보면 놀라운 반전과 마주한다. 닉이 알고 있던 에이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게 한 사람의 치밀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과연, 에이미를 찾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서로를 안다고 믿고 싶어 해요. 부모는 자식을 안다고 믿고 싶어 하고 아내는 남편은 안다고 믿고 싶어 하죠.” <본문 중에서>

 소설은 분명 사라진 아내를 찾는 추리소설이 맞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소설은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르며 결혼 생활을 통해 서로가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러니까 가장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보여주면서 결혼의 의미와 진정한 행복에 대해 독자에게 묻는다. 심리와 추리를 동시에 즐기길 원한다면 아주 흡족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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