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약점없이 완전해질 수 없어...
인간은 약점없이 완전해질 수 없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5.15 0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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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명문장] <비밀과 거짓말>중에서

[북데일리] 살다보면 진실보다 더 진실 같은 거짓말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거짓말이 사실보다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기도 하고, 진실보다 더 아름다운 거짓말이 있을 수도 있다.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문학동네. 2005)은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사실들이 거짓과 비밀이었음을 밝힘으로써 ‘삶의 불완전성을 폭로하는 소설’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발랄함이나 경쾌함 대신 삶과 죽음에 대해 무겁고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책 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아들 ‘영준’을 통해 들려주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글이 긴 여운을 남긴다.

“아버지 삶의 떳떳하지 않은 부분이 밝혀진다고 해서 자신이 그 동안 아버지에게 저질렀던 잘못이 정당한 일로 바뀌는 건 아니었다. 다만 아버지의 삶을 조금 더 납득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인간은 강인함으로 인해 위대해지지만 약점을 통하지 않고는 완성되지 않는다. 위인이란 존재는 철인경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종으로서의 긍지를 주어 인간을 고양시킨다. 반면 약점 투성이인 사람은 때로 인간을 안심시키며 자신과 화해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수사관들은 알리바이가 지나치게 완벽한 용의자에게 의심을 품는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어긋남도 없이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것은 거짓말이기 쉽다. 완벽한 미모라면 성형미인일지도 모르고 기승전결이 완전한 스토리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불완전하게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p191~p192)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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