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풍경' 선생님들의 따뜻한 시선
'교실 풍경' 선생님들의 따뜻한 시선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4.12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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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며 울고 웃던 이야기...참고서 대신 볼 책

[북데일리]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치는 이들에겐 가장 필요하다. 여기 그런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있다.

 ‘믿고 기다려 주는 것, 따뜻한 눈길로 있는 그대로 봐주고, 진심으로 끄덕이며 들어 주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교사가 할 일이고 어른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 7쪽, 머리글 중에서>

 <우리 반 일용이>(2013. 양철북)은 1983년부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가 발행한 글쓰기회보의 글을 엮은 책이다. 선생님을 힘들게 했던 아이, 아이들로 인해 부끄럽고 행복했던 선생님, 조금은 특별한 아이와의 만남으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 「지금도. 나를. 가르치는. 아이」 는 우리 교육 현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성적을 위한 상․벌제도, 하나의 잘못으로 인해 문제아나 불량품이라고 내뱉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물론 모든 교사가 그렇지 않다는 건 알지만 마음이 아프다.

 2부 「달.팽.이」는 저마다 힘들고 아픈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다. 또래보다 느린 아이,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살거나 친척집이나 보육원에서 생활한 아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혼자인 아이를 만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이런 편지는 더욱 그러하다. 돌아가신 엄마에게 보낸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편지글이다.

 ‘엄마는 가을 옷을 안 들고 가서 춥겠어요. 나는 추우면 알아서 옷도 챙겨 입어요. 엄마 옷은 저번에 태워서 하늘나라에 보냈는데, 또 그럼 택배를 보낼까요? 엄마, 잠이 올 때는 엄마 냄새가 나요. 엄마는 맨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웃으면서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낮잠도 자지요? 엄마가 이제 안 아파서 나도 좋아요.’ <159~160쪽, 비 오는 미장원 놀이를 하는 유경이 중에서>

 아픈 엄마를 보며 자라 일찍 철이 든 아이는 엄마가 추울까 걱정이지만 그곳에서 안 아파서 좋다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런가하면 학교 폭력과 왕따로 얼룩진 학교에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있는 든든한 사연도 있다. 왕따인 아이를 특별함이 아니라 다른 아이와 똑같이 대하는 선생님를 보며 아이들 또한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걸 배우게 된다.

 ‘나는 세희를 특별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그냥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이야기 나우고 장난치고 칭찬하고 했을 뿐이다. 왕따라는 낱말을 쓰지도 않았고 아이들 전체에게 특별히 부탁하거나 따로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 절실하게 세희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기를 바라며 내가 세희랑 잘 지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그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다.’ <271쪽, 세희 중에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때문에 선생님, 학생, 부모 모두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다. 아이에게 문제집이나 참고서가 아닌 이 책을 먼저 안겨주면 어떨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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