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글쓰기 훈련]<582>필사-찔레꽃 무덤
[365 글쓰기 훈련]<582>필사-찔레꽃 무덤
  • 임정섭 기자
  • 승인 2013.03.1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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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글쓰기훈련]은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은 소설가 김담이 쓴 <숲의 인문학>(글항아리. 2013) 속 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책을 열면 도시에서 상상할 수 없는 숲 속의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셀 수 없는 꽃 이름이 이어져 마치 글로 쓴 식물도감 같습니다.

<582>찔레꽃 무덤

[글쓰기훈련소] 찔레꽃머리 빗밑은 무거웠다. 검질기게 내리는 이슬비 사이로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는 목이 메었다. 푸른 물총새는 강둑을 떠나지 않았으며 노랑할미새는 논두렁을 뛰듯 날아다녔다. 보랏빛 지칭개 껑쭝하게 핀 길섶에는 비에 젖은 토끼풀이 붉었다. 아까시 꽃잎 이울고 있는 숲 기스락에는 어느새 청백색 초롱꽃 활짝 피었으며 까맣게 잊고 지냈던 각시원추리도 한껏 새뜻했다. 솔수펑이 사이로 소리도 없이 부엉이 날아드는 가운데 작고 어린 새들 혼비백산, 울어댔다. 우윳빛 감꽃은 이제 필까 필까 할 때 그 너른 그늘 아래 노란 꽃 피웠던 뱀딸기는 빗속에서도 붉은 열매 맺었다. 찔레꽃 덤불 꽃 무덤을 이루는 가운데 산골무꽃 갸우스름하게 피고 졌다.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대표, 글쓰기의 모든 것-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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