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를 그림으로 말한다면
내 하루를 그림으로 말한다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3.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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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의 <하루>...일상의 경이로움 느껴

[북데일리] <추천> 우리가 사는 하루는 같은 듯 다르다. 그러므로 하루는 평범하고도 특별하다. 박영택의 <하루>(2013. 지식채널)은 그런 하루를 50편의 그림으로 말한다. 

  책은 하루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채워지고 어떤 감정들로 새겨지는지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개한 예술 작품은 놀랍게도 우리의 삶과 너무도 똑같다. 유쾌하면서 외롭고 아픈 우리네 모습이 그곳에 있다. 그림뿐 아니라 글이 이 책을 빛나게 한다.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를 따라 독자는 자신의 하루를 돌아본다.

  ‘일상은 늘 오늘이다. 그것은 매일매일 다소 지루하게 반복된다. 그러나 그 반복된 과정 속에 미세한 펀치를 만들어놓는 것이 또한 일상이기도하다. 겉으로는 하등의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유심히 그리고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는 경이로운 차이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36쪽

박강원, <서울 37>

 ‘삶은 이렇게 찰나의 우연적인 것들로 응집되어 있고 신기루처럼 허망하게 되어 있다. 매일 반복되지만 이 장면은 다시는 반복될 수 없다는 것이 공존하는 것이 일상이다. 매일매일 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있겠고 또는 처음으로 이 길을 오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시는 이곳에 이들이 이렇게 모여 있을 수는 결코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매 순간순간의 장면은 단 한 번뿐인 마지막 ‘씬’이다. 유일무이한 장면인 것이다.’ 120쪽

이동환, <문득 깨어 있는 밤>

 ‘잠이란 스스로의 몸으로 시작해서 끝을 함께하는 신비한 여정이다. 그것은 그 누구와도 동행할 수 없고 공유할 수도 없으며 삶과 죽음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고 고립된 한 인간의 육체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잠들기는 평화롭고 행복하고 편안한 일임과 동시에 예측할 수 없고 장담할 수 없으며 불안하기도 한 일이다.’ 298쪽

 잠들지 못하는 밤을 경험한 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이다. 내일이 온다는 당연한 사실이 잔인하게 느껴질 지도 모를 누군가에게도 마찬가지다. 바쁘게 보낸 하루를 끝내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들지 못하는 밤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 속 그림을 보노라면 내 주변의 풍경, 내 손길이 닿는 사물들, 내가 매일 보고 사용하는 것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든다. 곁에 있다는 이유로 소홀하게 대해는 가족들에 대한 애틋함도 함께 몰려온다. 하루라는 시간을 이처럼 다양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숨기고 싶었던 내면의 불안과 슬픔까지 전달한다.

 책은 말을 건다. 나만의 하루를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살포시 손을 내밀고 어루만진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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