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가슴에 북극성을 띄우세요"
고도원 "가슴에 북극성을 띄우세요"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3.12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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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명상을 통한 '힐링' 강연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북데일리]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이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해냄. 2012)에서 ‘루쉰’의 <고향>을 인용하며 들려주는 글이다. 지난 8일 대화역 사과나무치과(원장, 김혜성)에서 고도원의 ‘심신 치유, 마음 건강’ 강연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다음카페 ‘귀가쫑긋’ 회원과 고양시 지역주민을 위한 인문학 모임의 일환이었다.

고도원은 연세대 신학과과 동대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연세춘추’의 편집국장과 ‘뿌리깊은 나무’와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더불어, 김대중 정부시절 5년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지냈다. 지금까지 <잠깐 멈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1,2> 등 다수의 책을 썼다. 현재는 충주에서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운영 중이다.

이날 고도원은 ‘귀가쫑긋’이란 모임 이름에 대한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됐고, 카페 회장, 송상현은 ‘좋은 얘기를 함께 모여 듣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도원은 비엔나에 있는 멜크 수도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귀가쫑긋‘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 수도원의 첫 번째 방은 ’회레(독어, hoere)‘의 방인데, 그곳에 가면 항상 ’호레, 회레‘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 말은 영어로 ’듣다(hear)‘라는 의미다.

들으려면 우선 귀를 쫑끗 세우고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 심사가 시끄러우면 귀를 쫑끗 세워도 들리지 않는다. 이때 명상을 통해 내면을 고요하게 할 수는 있지만, 공부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다. 세상에 널려있는 이야기들도 공부하지 않으면,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바로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웰빙, 건강, 행복과 유사한 말로 ‘힐링’이 널리 펴져있다”며, 그 중 “힐링은 치유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힐링은 통증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 모두는 통증을 갖고 있다. 어려서 겪었던 육체적인 상처는 자라서 없어지지만, 정신적인 상처, 분노, 트라우마는 계속 남아 있다. 그는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통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물었다. 약을 통해? 수술을 통해?

이에 대한 답으로 그는 ‘의식적인 깊은 호흡’을 추천했다. 사람들은 보통 무의식의 호흡을 하는데, 핵심은 내는 숨, 즉 비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자세를 바로하고 ‘길고 깊고 고요하고 가늘게’ 숨을 들이마시고, 태초의 소리이자 우주의 소리(만트라)인 ‘엄‘ (인도선 ’옴‘이라 함) 소리를 내며 길게 내뱉으라는 것. 자신이 길게 호흡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괄약근을 조여주면 물로 몸을 씻듯이 산소로 자기 안을 씻어준다고도 전했다.

그는 작년에 급발진 사고로 척추 부상, 디스크 파열, 전신 통증으로 서있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고, 수백 마리의 쐐기에 쏘인 듯한 통증으로 누워 잠을 잘 수도 없었다고. 당시 그는 병원 치료와 더불어 호흡법을 통해 통증을 치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호흡법을 통해 뇌파가 달라져 행복 호르몬이 생성돼 통증이 사라진다고 말을 이었다. 또한 강연 참석자들과 함께 호흡을 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모두 다 집중해 따라하다 보니 깊은 공명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렵게만 생각됐던 명상과 새로운 호흡법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의 말대로 일상 속에서도 호흡을 의식하는 습관을 가져볼 만하다. 당장 콩나물시루 같은 출근길 지하철 속에서, 밀리는 차안에서 화를 내며 안절 부절하는 대신 깊은 호흡을 의식하면서 잡념들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더불어 그는 자신이 겪었던 과거의 고통과, 자신을 바꾼 ‘한권의 책’으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소개했고, 절망스럽고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잠깐 멈춤’을 통해 몸의 방향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 달리기의 경우 반환점을 돌면 바람의 방향도 달라지듯이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불행과 행복은 하나”라며, “삶 전체가 힐링이므로 버릴 것이 없다”고도 전했다. 삶 자체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인생의 방향이 바뀐다는 것.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줄 한마디’를 묻는 참석자에게 그는 “가슴에 꿈을, 북극성을 띄우면 길을 잃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꿈을 물어 목표의식을 갖게 하고, 말하게 하고 적게 해라. 칭찬을 해주고 그것을 반복하게 하라”고도 말했다.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꿈꾼다면 ‘신의 손’이 되도록 연습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임도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진솔하고 유쾌한 그의 강의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게 바로 명사들의 강연을 직접 듣고 얻을 수 있는 큰 성과가 아닐까.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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