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부부의 알콩달콩 콩트 `깨달음이 솔솔`
열두 부부의 알콩달콩 콩트 `깨달음이 솔솔`
  • 북데일리
  • 승인 2007.02.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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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는 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큰 감사로 시작을 하게 된다. 연애 시절 저녁 늦게 헤어지기 싫어 버틸 때까지 버티다 결국 헤어져야 하는 그 아쉬움을 이젠 가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다 된 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부부가 되어 서로를 존중하며 한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것은 더 없는 삶의 가치요 행복의 근원인 것이다.

이 책은 노후를 맞은 12 부부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블랙 콩트 형태로 만들어져 있기에 단숨에 읽기에 부담이 없고, 부부로 한 평생 맛나게 살아가기 위한 노하우가 가득 들어 있다. 사 십대 초반의 부부이기에 앞으로 10 년 내지 20 년 후의 내 모습일 수 있다는 마음이어서 그런지 어느 것 하나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았고 그 중 깨달은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하나, 부부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다.

부부관계에 있어 우리만큼 좋은 부부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 정도 자신만만했던 대학교수 문철수씨는 결국 아내에 대한 지나친 자만 때문에 아내의 마음과 생각을 놓쳐 버렸다. 결국 대외적인 창피를 당해야 했다. 나 혼자 좋아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기에 그 차이를 끊임없이 조율하는 노력이 있어야 둘 다 좋아지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방심은 금물임을 깨닫게 된다.

“ 사모님은 참 행복하시겠네요. 부럽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역시 바깥 선생님과 결혼하시겠죠?”……

“ 미쳤어요? 내가 저 남자와 또 결혼하게?”(p.28-29)

둘, 함께하고 있는 지금을 소중히 생각하자.

언제나 함께 할 것 같은 부부이지만 한 쪽이 병이 들거나 사고로 먼저 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여행을 온 조용한 부부에게도 이런 아픔이 있었다. 아내가 갑자기 암에 걸려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아낌없는 사랑을 하자. 언제나 옆에 있을 거라는 착각을 버리고 상대를 지금 소중하게 생각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왜 불행은 착한 사람들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러우면서도, 미선은 그 부부에게서 슬픈 기운이 아니라 아름다운 기운이 뻗쳐 나오는 듯 한 환각에 빠졌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만끽하려는 듯이 보였다. 불행에 대한 원망 따위는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잊은 것 같았다. 주위의 모든 것을 경탄의 눈으로 감상하고 내 앞의 음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미하고 이웃들에게 늘 편안한 미소를 보냈다. (p.86)

셋, 믿을 건 부부밖에 없다.

남편이 퇴직하기 전까지 노후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한 부인이 퇴직 후 남편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고서는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그 부인은 갈 데도 없는데 무작정 아침이면 집을 나가 저녁 늦게 귀가한다. 딸의 멋진 지혜로 부부는 다시금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때는 왜 꼭 없어지고 나서야 깨달아야 하는가 반문을 해 보았다. 이 세상에 믿을 건 부부 밖에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지현은 이제까지 부모 각자에게 든든한 원군이었다. 그게 잘못이었다. 잘한다고 한 짓이 두 분을 응석받이로 만든 것 같다. 작전을 바꾸자. 지금 이 순간부터는 자신이 부모에게 공공의 적이 되기로 하자. 믿을 건 부부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생기면 두 분이 같은 편으로 뭉치겠지? 정말 그러겠지? (p.196)

결혼 이후 아이들 걱정, 돈 걱정이 사라진 노후를 꿈꾸고 열심히들 살아가고 있는데 그 때 가서 부부 갈등의 심화를 느낀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서로 잘 살아 보자고 열심히 달려갔는데 다른 것은 다 이루었는데 부부의 사랑이 사라져 버렸다면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데서 작가가 소설의 형태로 여러 부부들의 실제 이야기를 듣고 꾸민 것이다. 그러기에 소중한 책이다.

. 기억에 남는 본문 구절

부부끼리 손잡고 노년을 맞자는 말이다. 혼자 맞는 것보다, 그리고 사이 나쁘게 맞는 것보다 둘이 오순도순 알콩달콩 살자는 것이다. 그 마을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중략>

그 동안 내가 땀 흘려 입수한 ‘사이좋게 해로하기 비법(?)’들을 소개한다.

- 돈을 많이 모아라.

- 피차 관심을 끊어라

- 남자여, 집안일을 배우라.

- 손주를 키우면 저절로 화합한다.

- 늙으면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살자.

- 일부일처제의 영원한 숙제, 풀려고 하지 말자.

- 서로 손님으로 대접하자.

- 측은지심으로 살자.

- 손잡고 자원봉사 나가자.

- 부부는 따로 또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 갈등은 피하지 말고 풀어나가라.

-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 서로 존중하라.

- 모성만이 구원이다. (p.263-269)

[백승협 시민기자 herius77@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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