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영철이 눈시울 붉혔던 책
개그맨 김영철이 눈시울 붉혔던 책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3.02.19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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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아서 더 설득력 있는 메시지

[북데일리] 케이블 방송의 채널을 돌리던 시청자들은 우연히 개그맨 김영철이 강의하고 있는 모습에 눈길을 멈췄을 것이다. 아울러 열정적이고 재미있게 자신의 경험과 꿈을 말하는 그를 이색적으로 바라봤을 터이다. 그는 어느새 개그맨에서 영어 전도사로, 다시 스타강사로 탈바꿈했다.

<일단, 시작해>(한국경제신문. 2013)은 개그맨 김영철이 20~30대 젊은이들에게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는 무대를 바꿔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그가 털어놓은 삽화 중 하나. 

2003년은 김영철에게 방송 슬럼프 시기였다. 게다가 개인적인 일도 겹쳐서 여행을 떠났다. 그때 준비해간 책이 있었는데 성석제 작가의 <번쩍이는 황홀한 순간>이었다. 성석제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를 웃기게 하는 이로 유명하다. 김영철은 그 책을 읽으며 어느 한 대목에서 잊지 못할 황홀한 경험을 했다.

[내 인생은 순간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도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나는 안다. 내 성벽의 무수한 돌중에서 몇 개는 황홀하게 빛나는 것임을. 또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김영철은 책을 통해 이 부분에서 ‘눈시울을 붉혔다.’며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매 순간 번쩍거림을 보기 위해 나는 그동안 얼마나 발버둥쳤던가? 그렇게 집착하느라 내게 왔을 수도 있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오히려 맞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삶의 전환점이 될 만한 '돈오'의 순간이다. 독자들이 공감할 진솔한 이야기다. 책은 젊은이들이 읽기에 친숙하다. 그중 김영철이 받았다는 조언들은 미소를 짓게 한다.

“영철아, 영어 말고 방송 말이야. 이 바닥에서 열심히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니? 열심히는 기본이고 정말 최선을 다하지 못해 죽을 정도로 해야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더 해라, 응?” - 유재석

“영철아, 너는 너만 지치지 않으면 돼. 다들 카메라가 멈추면 표정도 멈추는데 너만 안 그러잖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코미디언은 말로 웃겨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너는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될 거야.” - 신동엽

“영철아, 라디오 진행의 관건은 바로 독서야 독서. 진행자가 얼마만큼의 어휘력을 갖고 있는지는 금방 들통 나게 되어 있거든. 우리에겐 독서만이 살 길이야.” - 정선희 

이 조언들은 김영철에 대한 동료 연예인의 애정을 엿보게 한다. 그런데 행간을 읽다보면 김영철이 그만큼 부족해 보였다는 증표로 해석되기도 한다. 바로 그 점이다. 그는 부족했기에 뛰었고,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잘나가는 톱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자리를 구축했다. 그런 면 때문에 그가 주는 메시지는 설득력 있다.

‘꿈 때문에 미래 때문에 갈팡질팡하는가? 시작 앞에서 아직도 망설이는가? 일단,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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