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깃든 재미와 통찰력
건축에 깃든 재미와 통찰력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3.02.1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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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수많은 아이디어로 쌓은 구조물

[북데일리] 창, 발코니, 기둥. 이것들은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건축의 요소다. 그런 연유로 이 요소들이 실은 오랜 시간 건축가의 생각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라는 사실은 종종 잊는다. 예컨대 창 하 나만 보자.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는 유리와 나무가 결합된 네모난 창이 설치된다. 그런데 이 창에는 건축의 역사가 들어있다.

이 말에 보충설명이 필요한 이는 <건축을 뒤바꾼 100개 아이디어>(2012)에 나오는 다음 대목을 읽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창문은 동물의 가죽이나 옷 또는 나무나 종이로 덮은 가장 기본적인 구멍에서 시작하여 로마가 발명한 주조 유리를 거쳐, 유럽고딕건축에 이르러 꽃을 피웠다. 커다란 판유리가 없었기 때문에 석재로....’ 29쪽

건축가들은 판유리 대신 조각 색유리를 썼고, 그로 들어오는 빛은 건물 내부를 오묘하게 바꿔놓았다. 또한 강철이라는 ‘새로운’ 재료는 건축이 나아가야할 모범을 제시했다. 

<건축을 뒤바꾼 100개 아이디어>는 이처럼 오랜 시간을 통해 지어져온 건축에 대한 인간의 생각(아이디어)을 알려 준다. 건축 재료나 건축양식은 기본이다. 건축에 영향을 미친 모든 요소를 망라했다. 예컨대 난방, 투명, 콜라주, 근대성, 심지어 ‘시대정신’과 같은 키워드가 그것이다. 건축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는다. 이를테면 우리의 온돌이 보여주듯 보온을 위한 난방은 당연히 건축에 영향을 미쳤다.

더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초고층 첨단 건축의 몫은 설계자에게 모두 돌아갈 듯 보인다. 그러나 상당부분 재료, 즉 엘리베이터의 몫이다. 책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의 아이디어는 기원전 236년 아르키메데스에 가 닿는다. 그러나 1857년 뉴욕의 한 백화점에 설치되면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

책은 시대정신이 추구한 건축가의 사례로 독일인 페터 베렌스를 꼽는다. 그는 독일 ‘민족 정신’의 표현으로서 수학적 정밀성을 추구하는 공간적 형태의 절대적인 명확화‘를 추구했다. 

책을 읽다 보면 ‘건축은 참으로 다양한 인간의 아이디어로 쌓은 구조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건축과 인문학,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는 이가 읽어볼 책이다. 역자의 다음과 같은 말은 과장이 아니다. 

“건축에 대한 ‘깊이’와 ‘넓이’를 마음으로 읽게 해 주는 독특한 입문서다. 그래서 이 책은 쉽지만 약간은 어렵고, 어려운가 하면 아주 쉽게 건축을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수많은 책을 읽지 않고도 전체를 꿰뚫어 보는 눈을 길러 주는 입문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에서 이 책은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서가에 늘 꽂혀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건축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교양서로서도 아주 좋은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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