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심리실험...인간의 본성, 아하!
열 개의 심리실험...인간의 본성, 아하!
  • 북데일리
  • 승인 2007.01.29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인간은 참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이러한 호기심을 통해 현재의 우리 모습을 만들어 왔을 테니 말이다. 현재의 모습이란 어떤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이다. 즉 다른 동물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만 적응할 수 있었다. 예컨대 열대의 기후에 적응한 동물은 한대의 기후에서는 결코 생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은 어떤 기후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자연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호기심에서 그 원인이 있다고 보여 진다.

호기심은 왜! 라는 의문에서 시작이 될 것이다. 사물이나 현상의 보이지 않는 속에 감추어져 있는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은 현대의 과학을 낳게 했으며, 이러한 호기심은 인간에게 탁월한 적응력을 부여해주었다. 아마 인간은 미래에 달이나 다른 행성에서도 거주할 것이다.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는 인간이 지구를 망가뜨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간의 호기심은 인간에게 많은 것들을 가져다주었지만 이 많은 것들 중에는 인간이나 혹은 인간의 주된 환경을 파괴하는 것들도 있었다. 항상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하는데...

이 책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 2005)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책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기위해 벌어진 20세기의 실험 열 가지가 소개된다. 이 실험 중에는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것도 있고 아주 생소한 실험도 있다. 하지만 실험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획기적인 실험을 통해 실험자들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것과(악명도 포함), 우리 스스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생각, 언어 등을 꼽을 것이다. 생각이나 언어는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뇌에서 벌어지는 생각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면 이를 알아차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을 알아보려는 실험을 시도한다. 행동주의 심리학을 만들어낸 스키너가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그는 동물실험을 통해 ‘보상과 강화’가 인간의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실험결과 인간들에게는 ‘자유의지’란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이러한 스키너의 결론은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에 의해 시작된 행동주의 심리학은 21세기 다시금 그 중요성이 인정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스키너의 실험이야기가 이 책의 첫 번째 실험이다.

살인사건이 주택가에서 일어났다. 이 사건은 새벽 3시15분에서 50분까지 약 35분 동안 일어났으며, 사건의 목격자는 38명이었지만 그들 중 신고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도덕적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않아서 그랬을까?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두 명의 심리학자가 실험에 나선다. 존 달리와 밥 라타네가 그들인데, 그들의 연구결과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은 ‘책임감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즉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은 적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목격자들의 이러한 행동이 충격으로 마비를 일으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는 ‘작동거부(affect denial)`의 산물이거나 폭력적인 텔레비전의 내용에 종속되어 현실과 텔레비전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탤레비전이 주범‘이라는 가설도 내놓은 학자가 있었다. 이것에 이 책에 나와 있는 열 개의 실험 중 세 번째 실험이었다.

2005년 출간된 이후 이 책은 꾸준히 팔리는 있는 스테디셀러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이 팔릴까? 그것은 우리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실험을 한 10명의 학자들도 인간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이 그들을 실험으로 내 몬 동인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호기심과 왜라는 의문에 의해서 실험을 하게 되었고, 또 독자들은 같은 호기심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도 의문은 계속 남아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 심리를 연구하고 또 뇌과학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켰지만 아직도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스스로의 본질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이 될 만큼 파악하기에 어려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일생 동안 뇌를 연구한 학자도 많이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고 느끼곤 한다. 이것은 머리 하나를 자르면 그 자리에서 다시 일곱 개의 머리가 자라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 히드라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한 수전 그린필드의 <휴먼 브레인>(사이언스북스, 2005)이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 슬레이터의 글 솜씨가 아주 좋다. 그녀는 심리학자이고 또 컬럼니스트이다. 그러니 심리학에 관련된 이러한 주제의 책을 잘 쓸 수 있는 입장에 있다. 하지만 단순히 표면에 나타난 이런 것 때문에 이 책이 잘 쓰여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심리학자들을 만났으며, 또 실험에 참가했던 피실험자까지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덕분에 이 책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우리들에게 어필하면서 꾸준히 읽혀지고 있는 요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이렇게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의 모든 현상과 우리의 몸과 마음이 조금씩 속살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고, 아직도 갈 길은 먼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호기심은 계속될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이 이 지구에서 멸종하기 전까지 말이다.

[이동환 시민기자 eehwan@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