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살리는 `학교급식혁명`
아이들 살리는 `학교급식혁명`
  • 북데일리
  • 승인 2005.08.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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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교육 `학교급식`이 대안이다?

우리 식탁의 먹거리는 과연 안전한가?

현재 우리나라의 먹거리 안전성은 그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대부분의 식당이 화학조미료를 사용하고 가정에서도 안전성을 확인받지 못한 식재료로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 현실은 갑갑하기만 하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고 각종 환경 호르몬과 트렌스 지방, 농약의 혐의가 짙은 음식이 지천에 널렸다.

먹거리가 풍족한 시대에 `안전한 음식`을 걱정해야하는 이 아이러니컬한 상황에서 적어도 아이들만은 `불안한 밥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일명 ‘급식 프로젝트’다.

최근 출간된 책 ‘우리아이를 살리는 급식혁명’(후시키 도루, 기타야마 도시카즈, 청어람미디어)은 일본 와카야마현의 급식개선 프로젝트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가장 먼저 `학교급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대량으로 식재료를 공급받아야하는 학교는 지역의 무공해의 농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 영양사의 지도하에서 조리과정이 통제되는 방식은 음식의 영양은 물론 염도와 조미료의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쉽게 해결된다.

‘우리아이를 살리는 급식혁명’에서 주장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단순히 무공해 식단을 제공하자는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급식은 교육이다. 교육으로서의 급식은 아이들의 입맛을 건강하게 길들인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학교급식을 통해서 아이들의 입맛을 패스트푸드와 화학조미료의 유혹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교육인 것이다.

또 농부들이 직접 야채와 과일의 성장과정을 설명하고 아이들도 자신이 먹을 채소를 재배하는 체험교육으로 ‘급식 프로젝트’의 범위를 넓힌다. 아이들이 자기가 음식을 먹어 만들어내는 `똥`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의 냄새와 맛에 대해 토론하도록 유도해 교육성과를 높이기도 한다.

이 책은 와카야마현의 나테초등학교에서 이뤄진 수업의 한 장면을 그대로 책에 담았다. “오늘은 여러분과 채소에 대해 공부하려고 해요”라는 말로 시작된 수업은 농부선생님의 등장에 이어 조리사와 영양사 선생님까지 등장한다. 직접 밭에서 가져온 야채를 통해서 채소가 어떻게 생산되고 조리되며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한꺼번에 배운다. `학교급식의 혁명적 개선`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와카야현의 학교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농가와 관청, 농업위원회, 농협 그리고 농업개량보급센터가 긴밀하게 협력해 ‘유기농업을 목표로 한 마을 만들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교만 바뀐다고 해서, 학부모들만 나선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보다 큰 과제를 안겨준다. 누군가는 나서서 해결해야할 문제이고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 와카야현의 초등학교에서 ‘채소수업’을 들은 1학년 학생의 감상문은 이 프로젝트의 성과다.

“채소에 대해 여러 가지로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덕분에 저는 완전히 채소팬이 되었습니다. 아저씨, 아주머니와 보건소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저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북데일리 김진수 기자] apple@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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