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이만기
18. 이만기
  • 북데일리
  • 승인 2007.01.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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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밀리언하우스. 2006)

[북데일리]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논구술 명강사 이만기. 그는 글자를 익힌 후부터 ‘아무 이유 없이’ 책을 좋아했다는 열혈 독서광이다. 한해 연봉이 10억 원에 이르는 스타강사지만 취미라고는 독서 밖에 없는 책벌레다.

“책은 선인들의 지혜를 비롯한 삶의 모습과 당대인들의 예지와 생각, 뜻을 모아 놓은 일종의 보고(寶庫)입니다. 인간의 삶은 언제나 바퀴처럼 도는 것으로 책을 읽으면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앞날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어요”

‘책은 인생의 나침반’이라 말하는 독서광 이만기가 추천하는 책은 역사추리소설 <뿌리깊은나무>(밀리언하우스. 2006). “한글을 무시하는 세태가 판을 치는 요즘에 청소년들이 보면 좋을 책”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이에 덧붙이는 추천배경이 눈길을 끈다.

“세계에 한글만큼 과학적인 글자도 없다는 외국 과학 잡지의 글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국어교사인 저로서는 우리글 한글의 창제에 얽힌 여러 가지 사항들을 흥미 있게 알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권합니다”

국어전문가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은 책 <뿌리깊은나무>는 한글창제과정에서 일어난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역사추리물. “한국형 팩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수많은 책을 읽어온 이만기 강사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책이 있단다. 김윤식 교수의 <한국 근대 문학의 이해>(일지사. 1973)와 이건청 교수의 <윤동주 평전, 시집-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산하. 2006)이 바로 그것. <한국 근대 문학의 이해>는 ‘상처 없이 걷는 무릎은 없다’는 서문에 매료되어 대학교 1학년 내내 읽은 책이고, <윤동주 평전, 시집-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은 자신을 국어교사로 이끈 책이라는 아주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최근에는 정옥자의 <우리 선비>(현암사. 2002)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읽기를 권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시인 윤동주. 시어의 신중함은 물론 글씨, 모습, 삶의 태 모두를 좋아한다. 끊임없는 시어의 조탁과정을 거쳤으면서도 처녀처럼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윤동주의 시는 읽을 때마다 마음을 흔들린다고. “역사의 격동기를 살아가면서도 순수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나 반성하는 모습, 고뇌하는 모습이 오늘의 저를 돌아보게 하죠” 시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현재를 반추하려는 모습에서 책 읽는 이의 겸양을 엿볼 수 있었다.

논술 잘 하려면 반드시 책 읽어야

“논술에서 책 읽는 행위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가꾸는 행위와 같습니다”

논술전문가 이만기가 털어 놓은 논술 비법은 무엇일까? 그는 “독서를 빼놓고는 논술을 말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논리력과 창의력, 표현력이 있다 해도 책을 읽지 않아 자신만의 재료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의 논술은 일정 분량의 교과지식을 요구하는 통합교과형 논술. 이에 필요한 독해력과 분석력, 창의력을 생성하기 위해서 독서는 필수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독서는 스키마(배경지식)를 형성하고, 그 스키마를 이용해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느 것 하나만 부족하더라도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수 없어요.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논술의 최전선에 선 강사 이만기. 그는 “책은 인간세계의 축소판이며 거울”이라며 마지막까지 열절한 책사랑을 고백했다. 이만기에게 독서란 오늘날 그를 있게 해준 자양분이자, 앞으로 함께 갈 영원한 벗이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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