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홍렬이 부정(父情)담아 번역한 책
개그맨 이홍렬이 부정(父情)담아 번역한 책
  • 북데일리
  • 승인 2007.01.08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 멋진 아빠임을 자부하고 있던 저는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어른의 잣대로만 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무심코 말을 던져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다가 코끝이 시큰해지고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북데일리] 개그맨 이홍렬이 두 아들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털어놓은 고백이다. 그를 자성(自省)하게 한 책은 <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깊은책속옹달샘. 2006). 이홍렬은 "이 책의 아버지는 바로 저이며, 우리 모두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며 "우리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읽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그는 곧 "이 책을 접한 지금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고 자신을 독려한다.

이처럼 이홍렬이 작품 깊숙이 빠져들 수 있었던 이유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동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는 일본 아동문학가 코하세 코헤이의 작품. 이홍렬은 이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맡았다. 1991년부터 93년까지 일본 유학을 다녀오고 일본어 입문서 <초짜들의 여유만만 일본어>(월드컴. 2005)까지 출간한 그이니, 번역에 어려움은 없었을 듯하다.

물론, 내용 자체가 주는 깨달음도 무시할 수 없다. 원작인 `Father forgets`는 100여 년 전 `People`s Home Journal`에 게재된 이래, 전 세계 수백 종의 잡지와 신문에 실린 미국 저널리즘의 고전. <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는 수많은 아버지들의 가슴을 울린 글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책은 늘 바쁜 아빠가 어린 아들에게 보내는 화해의 편지를 담고 있다. 아침에 늦장을 부린다고, 장난감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고, 식탁에 팔꿈치를 올려놓았다고. 아빠는 사사건건 아들을 야단칠 뿐,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한 적이 없다. 하지만 아이는 잠자기 전에 늘 그를 꼭 껴안고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새삼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는 남자. 그 동안 무언가를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늦은 밤 곤히 잠든 아들을 보면서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주인공은 마음과는 달리, 자녀에게 무뚝뚝하게 대하고 애정 표현에 인색한 우리네 아버지들과 꼭 닮아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말로 전하기가 못내 쑥스러운 당신이라면, <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로 대신 전하는 건 어떨까. 때론 마음을 담은 선물이 백 마디 말보다 진실되게 다가가는 법이다.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