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김연호
12. 김연호
  • 북데일리
  • 승인 2006.12.11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망>(동서문화사. 2005).

[북데일리] `Who’s Who`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현존 인물에 관한 인명사전. 김연호 변호사(48)는 국내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이 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그가 국내 최초로 해낸 일이 하나 더 있다. 미국 다우코닝사의 실리콘 보형물로 유방확대 수술을 받아 피해를 입은 한국여성 1,200여명의 소송을 주도, 미국 연방법원의 최종배상확정판결을 받아낸 것.
<변호사 해? 말어?>(고려원북스. 2005)의 저자 이규진은 책에서 “그는 불가능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미국 법원을 그것도, 집단소송을 공략한 인간승리의 주역”이라며 “좁은 국내 법률시장을 박차고 나가 미국 법정에서 당당히 피해자들을 변호해 승리했다. 누가 뭐래도 국내 법률시장 세계화의 첨병이자 산증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얽힌 보다 자세한 스토리는, 김연호의 자서전 <나는 영화 속의 변호사이고 싶다>(열매. 200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긴박한 법정싸움이 가져오는 스트레스를 독서로 푼다는 김 변호사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은 <대망>(동서문화사. 2005). 그는 “대학 입학시험에 낙방하고 심한 좌절감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릴 때, 집에 전집으로 꽂혀 있던 20권의 책을 한 달여 동안 계속 읽었다”며 “일본책이기는 하지만 정말 재미있고, 다시 한 번 나를 성찰케 하는 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독서이력은 어린 시절부터 다져졌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박종화의 <삼국지>(대현출판사. 1999)는 중학교 때 처음 접했다. 2학년 1학기,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은 한자가 많아 읽기 어려웠지만, 소설이 지닌 장대한 스케일에 이내 빠져버렸다.

주인공의 성공을 비는 마음과 ‘어떻게 됐을까’라는 궁금증에 밤잠을 설치며 읽기를 몇 주. 이로 인해 중간고사를 망친 김 변호사는 학창시절 ‘유일한’ 3등을 기록하게 됐다고 한다. 담임선생님에게 왜 공부를 안했냐는 꾸중까지 들었지만, 책에 ‘미쳤던’ 걸 후회하진 않았다고. 현재 그가 누리는 성공의 기반이, 독서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변호사는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의 광팬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빼놓지 않고 거의 다 읽었다. 필체가 간결하면서도 묘사력이 뛰어나며, 인물의 내면세계를 지루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는 점이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된다고.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슈를 찾으려 들지 않아, 소설가로서의 순수성이 돋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경을 넘나들기는, 법정 활동에서나 독서에서나 매한가지인 듯하다. 김 변호사는 최근 반디앤루니스 영문서적코너에서 에릭 시걸의 를 구입해 읽었다. 그는 “1958년 하버드입학생의 대학생활을 일기형식을 빌려 쓴 책”이라며 “세계최고의 대학교 캠퍼스와 학생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재미가 있고 신선하다”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의 추천에 구미가 당기지만 영어를 몰라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반가울 소식 하나. 는 국내에서 <하버드 천재들>(문학과의식. 2001)이란 제목으로 번역.출간돼 있다.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