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교육 혼란속 독일시험 `아비투어` 각광
논술교육 혼란속 독일시험 `아비투어` 각광
  • 북데일리
  • 승인 2006.11.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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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프랑스 ‘바칼로레아’(대학 입학 자격시험)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비투어’는 어떤가. 아비투어는 칸트, 헤겔 등 유명 철학자를 배출한 독일의 논술시험. 최근 이를 한국식 통합형 논술 고사에 접목시킨 <아비투어 철학 논술>(자음과모음. 2006)이 출간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아비투어와 바칼로레아는 여러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일단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비투어는 1788년, 바칼로레아는 1808년 처음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시험 준비 과정도 비슷하다. 독일과 프랑스에는 논술 시험을 위한 별도의 교육 과정이 없다. 초등학교 단계부터 읽고 요약하고 비판하는 훈련을 중시할 뿐이다. 따라서 두 시험 모두 학생들이 포괄적 지식을 갖도록 유도하고, 자신의 생각을 갖고 토론하는 수업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출제 경향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바칼로레아의 주제는 인간과 존재, 도덕과 상식, 자연과 현상 등 광범위한 인문학적 교양과 지식을 필요로 한다. 올해 문학계열의 논술 주제는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만 의무를 갖는가’ ‘시간으로부터 도피하려는 것은 합당한 일인가’가 제시됐고, 과학계열은 ‘문화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경험이 어떤 것을 입증할 수 있는가’ 등이었다.

아비투어는 과목 중 독일어, 외국어, 수학이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논제 유형은 제시문으로 주어지는 글이나 신문기사, 그림이나 사진 혹은 도표를 참고로 ‘요약하시오’ ‘설명하시오’ ‘논술하시오’ ‘연관성을 밝히시오’처럼 아주 다양하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바칼로레아가 아비투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바칼로레아식 논술 수업이 성행하고 있으며, 민음사의 ‘민음 바칼로레아’, 휴머니스트의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등 관련 시리즈도 다수 출간됐다.

초.중.고급 각 40권씩, 총 120권으로 구성된 ‘아비투어 철학논술’ 시리즈는 아비투어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하겠다. 책은 학생들에게 합리적 의사 결정의 과정을 훈련시키는 독일식 논술 교육에 발맞춰, 학생들이 직접 제시문을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각 대학에서 발표한 2008학년도 예시 문항을 보면 교과서에 있는 지문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국정 및 검인정 교과서를 모두 분석해 철학자의 사상을 학교 공부와 밀접하게 연결했다”고 책을 설명하고 있다.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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