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 펴낸 하우석 교수
`뜨거운 관심` 펴낸 하우석 교수
  • 북데일리
  • 승인 2006.10.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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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거운 관심’ 펴낸 공주영상대 하우석 교수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에게 저의 메시지를 좀 더 실감나게 전달하고 싶었고, 그와 동시에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케 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한편의 베스트극장을 보듯이 말이죠.”

최근 <뜨거운 관심>(다산북스. 2006)을 펴낸 공주영상대 이벤트연출과 하우석(39) 교수의 말이다.

<뜨거운 관심>은 ‘인간의 모든 성공은 타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는 자기계발서. 외국 번역물이 주도하는 자기계발서 시장에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한국형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작품이다.

하 교수는 전작 <기획 천재가 된 홍대리>(다산북스. 2004)에서도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바 있다. 판매 누적부수 8만부. 한 분야의 실용서로는 기록적인 판매고다.

그가 이처럼 경제경영이나 자기계발 분야에 있어서는 다소 생소한 논법(論法)을 택한 이유는 독자와의 교감을 위해서. 하 교수는 “좋은 저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으로 두 가지가 있다”며 “독자에게 지적.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좋은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것과 이를 얼마나 좋은 그릇에 담아내느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스토리텔링은 그가 자신의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그릇인 셈이다.

“관심이라고 다 같은 관심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릇에 담아낸 내용물은 어떨까.

일단 ‘관심의 온도가 다르다’는 시선이 독특하다. 이는 순전히 저자의 경험에서 배어나온 것. 하 교수는 삼성.LG 등 기업체와 대학에서 직장인,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그들의 수많은 고민을 들어왔다.

어느 날, 친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을 상담하며 ‘왜 주변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고, 외로움에 떨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 후 오랜 고민의 시간을 거쳐 그는 ‘무관심보다 못한 관심’이 존재한다고 단정했고, 이를 ‘차가운 관심’이라 명명(命名)했다.

하 교수는 “상대방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 쏟는 관심이 바로 ‘차가운 관심’이다. 이를 받는 당사자는 쉽게 상처를 받고 위축돼 버린다”며 “관심이라고 다 같은 관심은 분명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다른 집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이를 다그치는 부모, 오로지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팀원들에게 비정상적인 업무를 강요하는 팀장, 자신의 명예와 영달을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비교육적인 강압 하에 희생을 강요하는 교수가, 그가 말하는 차가운 관심의 실천자(?)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러한 차가운 관심 때문에 상처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며 “이런 식의 관심은 당하는 입장에서는 무관심보다 더 큰 상실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상황이기에 쉽게 공감 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관심을 ‘뜨거운 관심’과 ‘차가운 관심’으로 나누는 것은 이분법적 사고가 아닐까. 이에 대해 하 교수는 일견 수긍하면서도, 구분법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도리어 적합한 접근방법이었다고.

<뜨거운 관심>을 읽은 독자들이 “아내의 존재, 아이들의 존재에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혼한 남편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부모님에게 그리고 직장 동료들에게 차가운 관심으로만 일관해온 내 모습을 발견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라고 화답해왔다니 그의 생각이 옳았구나, 싶다.

“관심은 학문적인 뿌리를 갖고 있는 키워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가족들, 때론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는 직장 동료들. 이들을 빼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결국 <뜨거운 관심>은 ‘주변 사람들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

하 교수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아가려는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며 “그런 이들에게 잠시 쉼표를 찍어주고 싶었다. 책을 통해 ‘잠시 쉬세요. 그리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바라보세요. 그들의 존재에 대해 오감을 열고 느껴보세요’라는 말을 속삭였다”고 책이 전하고자 한 바를 시사했다.

또 그는 교육 현장의 일선에 있는 사람답게, 관심이란 책의 주제를 학문적 관점에서 풀어 설명하기도 했다.

우선 심리학 분야에서 보면, 관심은 개인에게 있어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매우 중요한 인지적 요소라고. 이는 커뮤니케이션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호간 관심의 정도가 높아야 한단다.

즉, 관심은 학문적인 뿌리를 갖고 있는 키워드인 셈. 책에서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보다 많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저자의 배려였다.

‘읽기’를 통해서 ‘쓰기’와 가까워져...

이처럼 ‘확고한’ 주제의식을 지니고 <뜨거운 관심>을 집필했지만, 사실 저자는 광고회사, 사업, 대학 교수 등 글쓰기와는 조금 동떨어진 일을 해왔다. 하지만 하 교수는 그간에도 글 읽기와는 무척 가깝게 지내왔다고 자신한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접근을 하며 자연스럽게 글쓰기와도 가까워졌다고.

그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5년 전. 그동안 생각해오던 것들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인생의 후배에게 들려주듯이,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100억짜리 기획력>(새로운제안. 2003)은 그 글이 모여서 나온 첫 작품. 이후로 글쓰기는 하 교수의 삶에 있어 떼어놓을 수 없는 즐거운 취미이자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부터 독서의 맛이 훨씬 깊어지고, 의미도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큰 소득이죠.”

독서를 통해 집필활동의 토대를 마련한 그이기에, 책을 읽지 않는 최근의 세태에 대해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히 ‘책을 안 읽는 게 문제’라는 접근은 피상적입니다. 교육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죠. 책을 일상적으로 읽고, 책과 함께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는 삶을 만들어주는 것은 교육의 몫입니다. 그 최일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 학교 선생님, 교수들, 그리고 교육정책 입안자들입니다. 또한 부모들도 함께 노력해야 겠구요.”

하 교수는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주는 최고의 자양분은 역시 책이라고 말한다. 백번 지당하신 말씀. 앞으로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벌어지는 ‘지식격차’, ‘정서격차’는 새로운 상하계급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살벌한’ 지적에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뜨거운 관심>에서 자신이 만난 실제인물 테레사 수녀를 등장시키며, 그 누구도 아닌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하 교수. 그는 앞으로도 삶 속에서 느끼고 깨닫는 것들을 글쓰기의 주제와 소재로 삼을 생각이다.

“지금은 미래와 관련된 화두들을 가지고 여러 갈래로 생각을 펼쳐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생각이 진전되고 무르익으면, 그것이 글로 표현되고 또 책으로도 나올 수 있겠죠.”

하우석의 글이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건 이처럼 그가 직접 책과 사람을 통해 길어올린 생각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머릿속에서 무르익은 생각은 과연 어떠할지, 다음 책에 `뜨거운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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