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50대 청춘독서광 "책에 몰빵... 빚졌지만 행복"
③50대 청춘독서광 "책에 몰빵... 빚졌지만 행복"
  • 북데일리
  • 승인 2006.10.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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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의 방] 헤이리에서 게스트하우스 운영하는 이안수씨

‘모티프원’을 찾은 이라면 누구나 그림 같은 정경에 감탄을 쏟아낸다. 눈부신 외형, 독서광을 흥분케 하는 대량의 책, 공간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자연주의적 소품들로 꾸며진 에스닉한 공간이 집 주인인 이 씨의 재정 상태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 대단한 재산가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서재와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절로 튀어 나온다. 이 씨는 놀랍게도 엄청난 은행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털어 놓았다. 부족한 비용은 은행 빚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지금도 매월 원금에 대한 이자상환시기가 되면 두통을 겪어야 한다. 이자는 물론, 아이들의 교육비며 생활비를 해결해야 하기에 아내는 서울로 출퇴근 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빚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구속받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빚을 생각하면 밤잠 못자고 괴로워해야 하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꿈을 현실로 이루게 해준 은행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최선을 다해 갚아 나가야겠지만 고민한다고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니까요. 좋아하는 책을 원 없이 읽을 수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죠.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호구지책을 책임지고 있는 아내를 위해 설거지하고 밥하는 행복한 외조에 전념한다’는 블로그의 프로필은 사실이었다. 젊은 날 흘린 땀의 대가과 아내의 외조, 은행의 협조(?) 덕에 완성된 ‘모티프원’은 이 씨의 모든 것이자, 가족의 미래다. 잠을 줄여가며 청소를 하고 손님 맞을 채비로 분주한 그의 하루는 여느 직장인 못지 않게 빠듯하게 돌아간다.

‘모티프원’에는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다 가는 이도 있고,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묵고 가는 작가도 있다. 예술가들의 공상과, 여행자들의 추억, 독서광들의 사색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모티프원’이다. “방랑벽을 억누를 수 있는 것은 책 밖에 없다” 고 말하는 그는 오늘도, 문가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사람들이 떠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내가 잘못한 게 무엇일까 고민 하게 돼요. 그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죠. 이곳이 머물고 가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해요. 그게 제 유일한 바램입니다”

(※모티프원 블로그 http://blog.naver.com/motif_1)

(사진 = 고아라 기자)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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