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前법무, 버지니아 울프에 빠지다
강금실 前법무, 버지니아 울프에 빠지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08.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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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 아워스(The Hours)`는 2003년 개봉당시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 등 할리우드 연기파 여배우 세사람이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세월(Hours)`(2003. 생각의나무)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각자 다른 시대에 사는 세 여인의 현실이 비운의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주인공인 ‘댈러웨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독특한 설정의 내용이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뛰어난 외모와 문학적인 재능으로도 유명했지만 만성 정신분열증을 앓으며 여성의 삶을 옭아매는 사회적 관습과 억압에 맞서 싸우다가 강물에 투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남긴 아홉권의 소설과 수준높은 비평들, 편지와 전기 등은 페미니스트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1929년 출간된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집 ‘자기만의 방(2004.솔)’은 지난 5일 문예진흥원 상설예술강좌 중 ‘금요일의 문학이야기’에 초청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읽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강 전 장관은 "문학은 살면서 위기를 맞을 때 마다 삶의 품격을 드러내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최근 탐독한 `자기만의 방`에 대해 "깊이 있으면서도 섬세한 글을 읽고 싶다는 바람을 채워주었다"고 말했다.

60년대 여권운동가들의 편애 속에 페미니스트 이론을 체계화 시킨 이론서로도 평가됐던 ‘자기만의 방’은 1928년 케임브리지 여자 단과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쓰인 글을 수정, 출간한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을 하고 빈둥거리기도 하고,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사색하고 책을 보고 몽상에 잠기며, 길모퉁이를 어슬렁 거리고 상념의 낚시줄을 강물에 깊이 드리울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울프는 경제력과 독자적 생활공간을 의미하는 ‘자기만의 방’이 여성예술가가 사회적 제약을 넘어설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여성억압적 사회현실을 여성 스스로가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극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강금실 변호사가 소개한 책은 역시 페미니스트 소설가의 계보를 잇는 브론테 자매의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을 비롯,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 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힘’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영화화한 단편소설 ‘라쇼몬’ 등 이다.

(사진 = 1. 버지니아울프 초상화와 동상 2. 영화 `디아워스` 3. 책 `강금실, 매혹의 카리스마` 출판사 이가서 ) [북데일리 송보경기자]cco@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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