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의방] 고2때 중퇴, 책에서 스승을 찾다
[독서광의방] 고2때 중퇴, 책에서 스승을 찾다
  • 북데일리
  • 승인 2006.09.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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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것은 많은데 배움은 없고, 스승도 없으니까 저절로 책을 찾게 되었어요. 혼자서 뭐든 찾아야 했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찾아 갔죠. 책에서 스승을 찾았다고나 할까요”

질투 날 만큼 매력적인 서재를 공개한 이순석(47,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1동)씨는 책에서 스승을 찾았다는 열혈 독서광이다. 고2 때 학교를 그만 둔 이씨는 이후, 모든 배움을 ‘책’을 통해 터득했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 할 때 집에서 책을 읽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가 지금까지 모아온 책은 무려 7천여 권.

사진에 보이는 서재는 그가 직접 설계해 만든 작품이다. 군에 가기 전, 이미 방 두 면이 책으로 채워졌을 만큼 책을 좋아했던 이씨는 결혼 후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를 갖게 되었다.

수더분한 외모와 달리 책 관리만큼은 무척 꼼꼼한 그는 구입한 모든 책을 장부로 정리해 놓았다. 그렇게 모은 책장부가 벌써 수십 권. 책마다 자신의 도장을 찍어 보관했는데, 이는 군복무 시절부터 생긴 습관이다.

거실용 서재와 창고는 서재가 감당하지 못하는 나머지 책들을 소장 하는 또 다른 공간. 책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이 씨는 책 한 권을 쉽게 못 버리는 성격이다. 그는 “후일 그리 깊지 않은 산 속에 집을 짓고 지금보다 큰 책장을 지어 어둠 속에서만 지내야만 했던 책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주고 싶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이씨가 좋아하는 책 장르는 문학을 포함한 철학과 인문계열이다. “타고난 역마살의 끼를 주체 할 길 없어” 여행을 자주 떠나기 때문에 기행문도 즐겨 읽는다. 불교서적의 선사상에 관한 책도 빼 놓을 수 없는 항목.

문학의 꿈을 일깨워 준 최인호, 자신만의 철학으로 깨우침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던져주는 이외수, 엄청난 독서량을 무기로 소설가가 된 장정일이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이씨는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을 ‘간접경험’에서 찾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 안에서 세상을 찾았죠. 가보지 못한 곳을 볼 수 있고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간접경험이야 말로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요”

제도권 교육이 아닌 ‘책’ 안에서 인생의 참 길을 찾은 독서광 이씨. 그에게 있어 책이란 보이지 않는 스승이자, 오랜 벗이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다는 순수문학도 이씨는

커뮤니티 ‘책을 좋아하는 사람(http://cafe.naver.com/bookishman.cafe)’에서 ‘나그네길’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왕성한 독서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순석씨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gpx750.

(※‘독서광의 방’에 참여를 원하시는 독자 분들은 북데일리 편집진 hwayli@naver.com 으로 신청바랍니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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