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캠벨이 본받아야 할 선배모델
나오미 캠벨이 본받아야 할 선배모델
  • 북데일리
  • 승인 2005.08.09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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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진주`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세계적 패션모델 나오미 캠벨(34)이 최근 로마의 한 백화점에서 동료를 폭행해 구설수에 올랐다.

서로의 패션스타일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다 분을 이기지 못한 나오미가 일격을 가한 상대는 12년간 친분을 쌓아온 이탈리아 출신의 슈퍼모델겸 배우인 이본느 스치오(36).

이번 사건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고 현지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인 가십거리로 등장했다. 이번 사건으로 나오미가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기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주먹`하는 나오미가 모델로 성공을 거둔 것처럼 과거와 달리 흑인, 히스패닉, 동양계 모델들도 패션업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나오미가 가장 좋아한다는 소말리아 출신 선배 와리스 디리(40. Waris Dirie)는 모델로서 뿐 아니라 그의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낳았다. ‘인권 운동’과 그 동기가 된 그녀의 끔찍한 과거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달 국내 출간된 ‘사막의 꽃 Desert Flower(2005. 섬앤섬)`은 와리스 디리가 쓴 두 권의 책 중 먼저 쓰여진 책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씨의 딸 이다희씨가 번역을 맡았다.

소말리아 어로 ‘사막의 꽃’ 이라는 의미를 지닌 와리스 디리는 이름만큼 우아하거나 아름다운 유년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녀와 가족, 그리고 아프리카의 수많은 어린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악습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문명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던 그녀는 낙타 다섯 마리에 팔려 노인과 결혼해야할 절명의 시기에 집과 가족을 떠났다. 그때까지의 그녀 생활은 런던주재 대사로 임명된 친척을 따라 영국으로 가기 전 까지 백인과 비행기를 본 적이 없었을 만큼 문화와 격리되었던 삶이었다.

천운같은 모델계 데뷔를 제외하고 그녀가 밝힌 과거 사실들은 어떤 드라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롭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를 그저 한명의 유명 모델로만 남지 않게 한, 고통을 수반한 용기있는 발언이었다.

유명 저널리스트 바버라 월터스와 마리끌레르에 실릴 인터뷰를 하던 그녀는 기억하기 조차 싫을만큼 끔찍했던 사건을 폭로한다. 아프리카의 모든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야만적 여성할례 의식. 종교적 의식도 아닌 단지 관습 때문에, 게다가 그것이 여성의 순결을 강요하는 남성들의 이기심과 무지한 여성들의 행동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이 경악했다.

비위생적이면서 끔찍한 할례 의식은 와리스의 친언니 한명과 친척 언니 두명을 앗아갔고, 그녀에게 역시 평생 지울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한 사건이었다. 심지어 그 의식은 오늘날에도 행해져 하루 6000여명의 아프리카 소녀들이 `인간성`을 박탈당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는 1억3000만명에 달하는 피해여성을 낳고 있다.

할례에 관한 그녀의 회고는 다른 두 책 `죽음에 관한 잡학사전`(2004.을유문화사)과 ‘피의 문화사(2002.이마고)’에서도 다루고 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녀의 두 번째 저서 `사막의 신새벽(Desert Dawn)`은 꿈을 찾아 탈출한 지 20년 만에 가족을 만나러 다시 소말리아를 방문한 당시를 그렸다.

지난해 UN특별인권대사로 임명된 그녀는 현재 세계 여러나라를 순회하며 각 국가의 지도자, 출판업과 영화관련 종사자들을 만나 ‘여성할례의식 Female Genital Mutilation’ 반대 캠페인 지원 활동 중이다.[북데일리 송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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