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를 유혹한 다윗? 성서로 본 유럽
유부녀를 유혹한 다윗? 성서로 본 유럽
  • 북데일리
  • 승인 2006.08.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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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다윗은 궁전 옥상을 거닐다가 목욕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된다. 사령을 보내 누구인지 알아보니,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야의 아내 바쎄바였다. 다윗은 그녀를 데려다가 정을 통하고는 돌려보냈다. 얼마 후 바쎄바는 다윗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스타북스. 2006)에 실린 이야기 중 하나다.

다윗은 어린 시절 거구의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쓰러뜨린 일화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왕. 그가 유부녀를 유혹했다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지만, 책은 성서(사무엘 하 제 11장)를 예로 들어 이를 증명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또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 제우스, 바람둥이로도 유명했던 그가 ‘여성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가 그것.

책에서 밝히는 인기의 비결은 둔갑술이다. 제우스는 안피트리온의 정숙한 아내 아크메네를 차기하기 위해 남편의 모습으로 둔갑하고, 처녀 에오루페를 유혹하기 위해 수소로 변신한다.

<유럽의 유혹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은 이처럼 성서와 그리스로마신화를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짚어가는 책이다.

책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예술작품부터 성당 미술의 한 획을 그은 스테인드 글라스, 그릇과 도자기, 치즈, 와인 등의 음식물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 중엔 술의 탄생에 얽힌 설화도 있다.

인류가 수렵 채취의 단계에 있었을 무렵. 어떤 사람이 우연히 많은 야생 속의 포도를 발견한다. 그 자리에서 배불리 먹었으나 여전히 많이 남아 동굴 속의 오목한 바위에 담아 두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한참이나 지나서 다시 가 보니, 물컹해진 포도 옆에 국물이 생겨있었다. 향긋한 향에 끌려 계속 먹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고 취하게 되었다. 책은 이것이 술 빚는 법을 발견한 계기라고 ‘추측’한다.

실연의 아픔을 음악으로 달래는 아폴론, 원형투기장에서 벌어지는 유혈참사, 마르지 않는 로마의 식수 등도 책에서 소개되는 이야기.

저자인 베니야마는 머리말에서 “겉만 훑고 마는 여행으로 끝내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그의 말처럼 책은 단순한 정보만을 알려주는 여행 안내서를 탈피해 역사와 유적, 축제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주는 ‘지식 여행서’이다. 예술작품에 쓰인 기법부터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도자기, 우편에 관한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에 필요한 물건들의 의미를 알려준다.

책에 실린 사진과 그림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이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사진 = 1. 미켈란제로 作 ‘다윗’ 2. 루벤스 作 ‘에우로페의 납치’)

[북데일리 김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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