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범죄 유전자를 타고 난다?
남자는 범죄 유전자를 타고 난다?
  • 북데일리
  • 승인 2006.08.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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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당신의 외모는 어느 유형에 해당합니까?

1. 다부진 턱과 두꺼운 머리칼, 털이 없다.

2. 두상이 둥글고 손가락이 길다.

3. 손가락이 짧고 이마가 좁으면서 코나 특정 신체 부위가 비정상적이다.

4. 사지가 길고 머리가 작고 몸이 왜소한 편이다.

5. 넓은 턱과 두드러진 광대뼈, 창백한 표정과 무거운 체중 등을 특징으로 한다.

6. 긴 손과 검은 머리, 체모가 없다.

이것은 롬바르소가 분류한 범죄자의 특징들이다.

그에 따르면, 1. 암살자형 2. 공격자형 3. 강간자형 4. 방화범 5. 사기꾼형 6. 소매치기형 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범죄와의 전쟁에 시달려온 인간들은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범죄자들의 특성을 연구해왔다. 다윈의 진화론을 근간으로 이탈리아 교도소 안에서 범죄자들을 연구한 롬바르소는 일반인들과 다른 범죄자들의 신체적 특징을 찾아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외모가 범죄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롬바르소, 그 역시 인정한 명제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유전자는 어떠한가.

런던대학교의 유전학 교수인 스티브 존슨은 범죄자들의 유전자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DNA 구조를 밝혀냈다. 그에 따르면, 이 유전자는 단일 유전자로 보유자를 남성으로 결정하는 Y 염색체가 운반한다고 한다. 즉, 남성들은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섬뜩한 이론인가? 지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범죄자를 타고 났다니.

마이클 코디의 <크라임 제로>(노블마인.2006)는 스티브 존슨의 이론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여성보다 폭력적인 남성들, 실제로 범죄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남성들의 폭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최초의 FBI 여성 국장(매들린 네일러)과 여성 유전자 박사(앨리스 프린스)가 "Crime Zero(범죄율 제로)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범죄자들의 폭력성을 제거하여 교화시킨다는 "양심 프로젝트"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는 것은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 즉 사춘기 이상의 모든 남성을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죽이는 것이다. 그들을 막기 위해 절친한 친구인 여성 대통령(파멜라)과 앨리스의 조수(캐시), 살인자 아버지를 둔 FBI(루크)가 뭉쳤다.

이 책에서는 남성들이 폭력적이라고 가정하고 있지만, 가장 폭력적인 인물은 바로 지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을 대량 학살하려는 매들린과 앨리스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남성의 폭력성을 주장하는 인물들이 더 폭력적인 여성들이라니.

사실 여성이 우두머리로 있는 모계사회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적극적이고 폭력적이다. 부계사회가 보편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알고 보면 남성이나 여성이나 폭력성을 띠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본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반대 경우였다면 어떠했을까? 모든 여성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했다면, 분명히 성(姓) 차별이라는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것은 명백한 성(姓) 역차별이다. 이 책을 읽은 남성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북데일리 이명희 시민기자] heeya1980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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