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共 쿠데타 주역이 말한 `지도력의 위기`?
5共 쿠데타 주역이 말한 `지도력의 위기`?
  • 북데일리
  • 승인 2005.08.08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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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허화평 전 의원(68. 현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토사구팽` 당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5공 설계자`로 불리며 정권 탄생 과정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그는 직선제, 금융실명제, 대통령 친인척 비리 척결 등을 추진하다 결국 전두환의 미움을 받는다.

극중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으로서 장관을 호출해 질책할 정도로 막강 위세를 자랑하던 그는 많은 정쟁자들의 견제를 받는다.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전두환은 "밑바닥부터 다시 배우라"라는 따끔한 충고와 함께 대구시장직을 제안한다 결국 전두환에 대한 서운함과 함께 마음이 떠난 그는 미국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여주는 그의 실제 모습은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그는 당시 핵심 인사들중 가장 적극적으로 5공을 변호한다.

한겨레21(7월 8일)과 인터뷰에서 "(전 전대통령이) 과거 연희동 골목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 이상의 드라마틱한 사과는 없다"고 옹호했고, 중앙일보(7월 13일) 지면을 통해서는 "5공은 박정희 정권 말기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산업화를 마무리했다"고 평가한 뒤 전씨에 대해 "아쉬움은 있었지만 서운한 감정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강한 우익논조의 글로 자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조갑제 월간조선 기자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벌여놓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분`이라고 호평했다"고 전했다.

허 전 의원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을 격하하려는 움직임을 저지하여 명예를 보호했다"면서 "전두환 정권이 실패했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낮게 나왔을 것"이라고 5공 시대를 해석했다. 또 "17년 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론이 두들겨팼는데, 이제는 보다 넓은 안목과 균형있는 시각으로 재조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는 이미 7년전 자전에세이 `굽은 길도 바로 간다`(1998. 새로운 사람들)에서 `12.12는 쿠데타적 사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또다른 책 `지도력의 위기`(2002. 새로운 사람들)에서 역시 "박 대통령과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패한 대통령들"이라고 결론짓기도 했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가 5공시절 국세청장을 거부한 이유. 당시 군사 정권하에서 기업에 대한 `채찍과 당근` 역할을 책임진 국세청의 수장이 되기는 싫었다고. 이런 사실은 드라마에서 허화평이 대구시장을 거부하자 "국세청장이나 맡든지"라며 전두환이 말한 내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진 =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허화평역을 맡은 이진우, 2. 책 `지도력의 위기`)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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