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인고객·영업점 직원 애로·건의사항 청취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금융권에 전세를 낀 대출 매입(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실수요자 대출을 제약하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열어 이 같이 말했다.
자리에서 이 원장은 최근 수도권 중심 주택시장 회복과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한 상황이지만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 원장은 은행들이 자율적 심사 강화 조치 이전에 대출신청을 접수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고객 신뢰 보호 차원에서 예외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도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한 대출 실수요자, 은행 창구직원 등 영업 현장의 애로·건의사항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업계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인 고객 6명, 은행 영업점 직원 2명, 부동산시장 전문가 등 4명 등이 참석했다.
또 이 원장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상환액 규모(월평균 약 12조 원 추산)를 감안할 때, 실수요자에게 우선적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면 대출규모 관리와 동시에 실수요자에게 중단 없는 자금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대출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중소금융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 원장은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재차 드러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전격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 원이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란 것만 알았지 계약이 이뤄진 건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어떤 위험 요인이 있는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과 소통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소통의 노력이 없었다"고 했다.
지난달 금감원이 적발한 우리금융 전임 손태승 회장의 친인척 특혜성 대출 관련해선 "말도 안 되는 회장 관련 대출이 일어나게 한 것은 과거 일이지만 현재 경영진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