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티메프 사태 키운 선정산대출 '몰빵' 이유는?
SC제일은행, 티메프 사태 키운 선정산대출 '몰빵' 이유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7.3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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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취급 선정산대출 815억 중
티몬월드·티몬·위메프 비중 99.5%
국회 정무위서도 '대출 독려' 지적
금감원, SC은행 영업정책 점검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은행들의 선정산대출도 점검대상에 올랐다. 특히 SC제일은행은 티몬 및 종속 서비스인 티몬 입점 판매업체(셀러)들에게 집중적으로 대출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티메프와 같은 이커머스 업체(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사업자에게 '선정산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 정도다.

선정산대출이란 쇼핑몰에 입접한 셀러들이 판매증빙(매출채권) 등을 은행에 제시해 먼저 대출을 지급받고, 이커머스로부터 실제 판매대금을 받으면 은행에 상환되는 구조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정산주기에 해당하는 이자를 취한다. 현재 금리는 약 5%대 수준이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티메프 사태와 관련된 선정산대출은 주로 SC제일은행에만 과하게 몰려있다는 대목이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사태 긴급현안 질의에서 ‘대출 부추기기’ 의혹이 불거진 이유이기도 하다.

강민국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3개 은행이 13개 이커머스 셀러들에게 내준 선정산대출 액수는 1548억 원, 건수는 2261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티몬·티몬월드와 선정산대출 거래가 이뤄진 곳은 SC제일은행이 유일했다.

업체별 금액과 건수로도 ‘티메프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SC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취급액수는 티몬월드(약 447억 원), 티몬(288억 원), 위메프(76억 원) 등 총 811억 원으로, 전체 13개 쇼핑몰 선정산대출로 내준 전체금액(약 816억 원)의 99.5%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티몬월드, 티몬에 대한 선정산대출은 사실상 없다시피 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메가셀러론의 경우 티몬·네이버·쿠팡 등 30여개 마켓의 셀러의 정산예정금을 합산해 선정산하는 상품으로 마켓별 구분은 어렵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티몬월드 비중이 유독 크다는 점도 있다. SC제일은행은 '파트너스론'이라는 선정산대출을 취급하다가 지난 23일부터 티몬월드·티몬·위메프에 대한 대출은 중단한 상태인데, 티몬월드에 한해서만 지난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기간을 정해두고, 대출 대상을 연 매출액 500억 원 이하인 셀러가 아닌 연 매출액 1300억 원 이하 셀러까지 넓히는 방식으로 영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은 대출 한도 역시 파격적인 조건으로 높여줬다는 의혹도 전날 국회 현안질의를 통해 대대적으로 불거졌다. 원래 업체당 선정산대출 한도는 20억 원이지만 이보다 1.5~3배 수준을 키워 대출을 내줬다는 것이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에 입점한 판매자들에 대해서 선정산대출 한도를 월 평균 매출의 1.5~3배로 늘려주고 대출을 독려했다고 한다”며 “판매자들은 그만큼 물건을 많이 떼어 와서 매출을 늘렸고 평균 매출이 늘어나니까 더 많이 대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선정산대출 취급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현황은 어느 정도 파악했고 추가 내용은 점검 중”이라며 “특별히 SC제일은행의 영업 정책에 대해 점검 중이다”고 말했다.

선정산대출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는 "사실관계를 조금 더 점검한 이후에 가치판단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본지는 SC제일은행의 티메프 쏠림 대출 사유에 대해 묻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SC제일은행 PR 부서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자료=강민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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