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증권사 CEO들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의 선진화 과제들이 종합적으로논의되어야 하며,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16개 증권사 대표 등 총 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증권회사 CEO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자본시장 선진화 및 증권업계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미래, NH, 한투, 삼성, KB, 신한, 메리츠, 하나, 키움, 대신, 교보, 한화, 카카오, 토스증권 등 국내 증권사 14곳과 JP모간, UBS 등 외국계 증권사 2곳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 CEO들은 금투세, 밸류업 등 주요 현안 이슈와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증권산업 발전을위한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특히 최근 금투세와 관련해 투자자, 자본시장, 증권업계 등 각각의 측면에서 ▲세금 납부의 불편으로 인한 중소형 증권사의 고객이탈 우려 ▲기관 간 정보공유의 한계로 인해 정확한 손익계산 곤란 ▲원천징수 방식으로 인한 투자재원 감소 등 투자자 불편 등과 같은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세부적인 징수기준이 마련되지 않은상황에서 관련 시스템 보완이 사실상 곤란해 내년에 바로 시행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완이 된 후 금투세 시행시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점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 달성을 위해서는 증권업계의 혁신과 창조의 노력이 필요하며 ▲모험자본 공급 ▲시장매력도 제고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 ▲부동산 PF 리스크관리 등 네 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특히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며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 투자 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달라”고 지적했다.
시장 매력도 제고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이 기회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주시기 바란다”며 “개인투자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제도개선안이 원활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CEO 여러분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