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2달러 통할까"…고민 끝에 '달러박스'로 승부수 띄운 카카오뱅크
"행운의 2달러 통할까"…고민 끝에 '달러박스'로 승부수 띄운 카카오뱅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6.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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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를 내세워 은행권의 모바일 환전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미 4대 금융그룹 산하 은행과 카드사, 토스뱅크 등 기존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환전통화를 미국 달러 1종으로 한정하고, 외부 제휴를 통해 고객의 수수료 절감과 자사 모객 측면에서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25일 카뱅이 선보인 '달러박스'는 통장이 아닌 환전지갑을 통한 외환 서비스다. 기존 카뱅 입출금 계좌를 가진 만 19세 이상 고객 누구나 1인당 1개씩 환전지갑을 개설할 수 있다. 최대 보유 한도는 1만 달러, 하루 최대 입출금 한도는 각각 5000달러, 1만 달러다. 

고객 혜택은 달러박스에 달러를 입금하거나 또는 원화로 출금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모두 면제한다는 것이다. 오보현 외환캠프 서비스오너(SO)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모나코스페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1년간 수수료를 무료로 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외화자산을 운용함으로써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트너십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핀테크 업체인 트래블월렛과 협업해 해외 결제의 경우 미국 달러 외의 기타통화 환전과 해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70개국 통화 종류와 금액을 충전할 수 있다. 충전한 통화는 '트래블월렛 카드'를 통해 결제와 ATM 출금을 할 수 있다. 

국내 ATM 출금도 가능하다. 카뱅 달러박스에 충전한 달러는 우선적으로 전국 총 5곳의 신한은행 외화 ATM에서 회당 최소 100달러부터, 하루 최대 600달러까지 인출이 가능하다. 오 서비스오너는 "이러한 서비스에서 국내 은행간 제휴는 거의 흔치 않은데 신한은행과 제휴를 이뤄낸 것이 굉장히 뜻 깊다"고 밝히기도 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달러박스 프레스톡' 전경 (사진=카카오뱅크)

다만 현재 금융권 모바일 환전 서비스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및 환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업자들의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2021년 2월 선봉장인 트래블월렛은 이날 기준 570만 명 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이날 간담회에서 밝혔다. 2022년 7월 하나금융이 선보인 트래블로그 서비스도 이달 초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토스뱅크도 외화통장이나 트래블카드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달러박스의 차별화로 첫손에 카톡 달러 선물 기능을 꼽았으며, '행운의 2달러 보내기' 등 메시지 카드 사용자 화면을 시연했다. 달러 선물은 고객이 카카오톡 친구 누구에게나 발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한도는 하루 최대 500달러, 한달 최대 5000달러까지다. 

또다른 차별화로 꼽히는 환전 가능 통화 대상을 미국 달러(1종)보다 확대할 계획이 당분간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인용한 한국은행의 올해 4월 중 거주자외회예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달러 비중이 81%에 달한다.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해당 수치는 개인고객 뿐 아니라 기업고객을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보현 SO는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고객의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달러를 보유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뱅크, 트래블월렛 두 회사는 달러박스 기획과 개발 과정에서 소회를 밝혔다. 

오 SO는 "어떻게 하면 (달러박스가)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가 될까를 고민했고, 사실 트래블(카드) 서비스는 의도적으로 피했다"며 "기존의 환전 서비스들이 휴가철에 여행 목적으로 사용하는 단순 환전 서비스였다면 달러박스는 평범한 일상에서 달러를 바로 모으고 쓰고 선물하고 여행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분간은 달러를 트렌드화 하는 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통해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고, 외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도 "세상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하고 그 트렌드를 한 회사가 다 읽기도 힘들다"며 "생태계와 개방성을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SO(왼쪽)와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달러박스 프레스톡'에 참여해 '달러박스'에 대한 문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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