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CEO 만나 'AI·반도체·차세대 통신' 협력 방안 등 논의
'신경영 선언' 31주년…글로벌 네트워크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간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나섰디.
이 회장은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삼성의 미래사업과 연관 있는 IT, AI, 반도체, 통신 관련 기업 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30여건 비즈니스 미팅을 진헹힐 예정이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작년 미국 동·서부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을 만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대형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를 만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 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 버라이즌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올해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방안, 갤럭시 신제품 공동 프로모션,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의 갤럭시 신모델 AI 기능 체험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함께 한 이번 회동 이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변되는 ‘신경영 선언’ 31주년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격차 기술력 회복과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읽혀진다.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면담한 버라이즌은 삼성전자가 거래하는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최대 업체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에서부터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난 2020년 체결한 7조9000억 원의 5G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은 한국 통신장비 분야에서 단일 수출 계약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국 5G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는 이재용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와의 각별한 인연이 배경이 됐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기술 박람회(MWC)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후 두 사람은 10년 이상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 취임 후 해외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후 바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에 이어 작년에는 사우디, 네덜란드 등을 찾았고, 엔비디아, ASML, 구글 등 주요 파트너 업체들과도 만났다. 올해 들어 지난 2월 UAE 등 중동 일정에 나섰으며, 4월말~5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출장을 다녀온지 한 달여만에 다시 해외 출장에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