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증시 가치투자 옛말…“초단타 매매 성행”
외국인, 한국증시 가치투자 옛말…“초단타 매매 성행”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5.1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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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학회 논문, 17년 매매양태 분석 결과
외인 주도세력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로 변해
“해외규제 피해 아시아로 이동, 당국 견해 필요”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투자전략이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초단타) 매매로 변경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논문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에 따르면 우민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과 엄윤성 한성대 교수는 2005~2022년 17년 동안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매매내역을 분석해 이 같이 제시했다. 

논문 저자들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를 5개 구간으로 나누고, 시기별 거래대금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의 매매양태를 분석·비교했다. 2005~2008년 상위 10개 계좌는 120개 미만의 종목을 거래했지만 2012~2016년에는 1000종목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상위 10위 안에 들기 시작했고 이들은 2016~2019년, 2020~2022년 구간에서도 거래대금 상위권을 유지했다. 

상위 10개 계좌의 데이 트레이딩(당일 매수·매도) 비중도 2005~2008년 5.02%에서 2020~2022년 9.97%로 상승했으며 한 특정 계좌의 데이 트레이딩 비중은 23.21%에 달했다. 

연구진은 “상위 10개 계좌가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은 ‘가치투자자’ 외국인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High Frequency Trading·HFT)’ 외국인으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는 기업의 적정가치를 분석하기보다 종목의 단기 움직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주문 방식으로 다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보유하는 중장기 투자전략을 일컫는 가치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저자들은 “미국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로 인한 수익성 약화 때문에 관련 회사들이 한국을 포함한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의 아시아태평양 임원들과 면담한 결과 전 세계 많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회사들이 한국 등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논문 저자들은 또한 “금융당국도 외국인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시장 영향력에 대한 추가적인 견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이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테마주들의 장중 주가 '널뛰기'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외국 헤지펀드의 알고리즘 매매가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작년 8월 8일 초전도체 테마주 주가가 같은 시간대에 일제히 폭락한 뒤 일각에선 ‘제2의 시타델 교란 사태’를 의심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계열사 시타델증권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국내 주식 총 264개 종목(총 6796개 매매구간)에서 허수성 매수 주문을 내 호가 상승을 유발하고 단기간에 주문을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시타델증권이 초단타 매매로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했다고 보고 1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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