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큰 폭으로 개선…수출업 강세
반도체·화장품·의료 관련 업종 '맑음'
"국회·정부, 소비 진작책 필요"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K-뷰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의 전망도 밝았다. 다만 내수 경기 불안으로 내수기업들의 전망은 수출기업과 대비됐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내수 소비 회복이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2230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 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BSI 전망치는 앞선 1분기(83)보다 16포인트 상승한 99로 집계됐다. 3년 만에 기준치(100)에 근접한 수준이다. BSI는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2분기 BSI는 수출기업(102)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실적 개선 영향으로 수출 기업 전망이 호전된 덕이다. 내수기업(98)은 기준치에 미달하면서 체감 경기 전망이 엇갈렸다.
업종별 전망은 수출 실적이 개선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갈렸다. 반도체(114)는 글로벌 IT 경기 회복에 따라 생산·수출이 증가하면서 기준치를 웃돌았다. ‘K-뷰티’ 인기는 화장품 수요와 미용 의료기기 수출로 이어져 화장품(124)과 의료정밀(119)업종에서 긍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117)도 호조 전망을 보였다.
반면 철강(92), 정유·석유화학(97) 등은 업황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중국 내수 부진과 공급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금속광물(90)은 전방 산업인 건설업 위축과 유가, 연료비 인상 등 제조 원가 부담으로 기준치를 하회했다. 지난달 BSI 103을 기록했던 조선업 BSI(95)는 기준치 아래로 내렸다. 홍해 리스크 장기화, 인력난, 중소 조선사 실적 저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내수 소비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 소비 위축(55.2%)과 원자재가·유가 불안정(50.1%)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대외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둔화(35.1%), 자금 조달 여건 악화(16.9%), 환율 상승 등 리스크(13.2%) 등이 뒤따랐다. 이 밖에 기업 규제 등 정책 불확실성( 9.5%)과 노사 관계 문제 2.7% 등도 언급됐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 반등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내수 불안 요인이 기업들의 기대감을 제약하는 상황”이라며 “수출 활력을 내수로 연결해 우리 경제가 성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도록 총선 이후 구성될 22대 국회와 정부는 민간 소비 촉진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