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지배구조 ⑨지방은행지주_DGB금융] 판사·금감원 '전관' 영입
[금융회사지배구조 ⑨지방은행지주_DGB금융] 판사·금감원 '전관' 영입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3.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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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 이사회 물갈이…대구지법 판사 출신 등 4명 신임 
김태오 회장 대구은행장 겸직 당시 사법·거버넌스 이슈 내재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DGB금융지주는 이달 말 주총을 기점으로 새롭게 이사회를 꾸릴 전망이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대구은행장 겸직 시절 연루된 '캄보디아 로비 사건'과 관련해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어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장기 연임 사외이사는 전원 물러나는 한편, 금융감독당국과 대구지방법원 판사 출신 등 '전관' 출신을 다시 영입했다. 

■ 이사회, 6명→8명으로 증원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오는 30일 대구시 북구 대구은행 제본점에서 제1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용호·노태식·조동환·정재수 등 사외이사 4명의 신규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한다. 이번 주총 안건 승인 시 DGB금융 이사회의 사외이사진은 종전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2명이 물러나고 3명은 잔류하며 신규로 4명을 선임하는 형태다. 

2019년부터 4년간 임기를 지낸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 조선호 이사와 대구지방공인회계사회 회장 등으로 재직 중인 이진복 이사는 퇴임한다. 조강래·이승천·김효신 이사는 작년 3월 선임돼 임기가 1여년 남아있다. 기존 사외이사의 40%가 교체되고 새 사외이사진의 66%가 신규 멤버로 교체폭이 꽤 큰 셈이다. 신임 사외이사 임기는 각 2년씩이다. 

각 사외이사 후보의 경력을 보면, DB금융은 이사회 멤버로 법조인 등 '전관' 출신을 충원했다. 정재수 사외이사 후보가 대구지방법원 판사 출신으로 김효신 이사에 이어 법률 전문가가 2명으로 증원되는 점도 눈에 띈다. 정 이사 후보는 마산중앙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29기)해 대구지방법원 형사합의부장·서부지원 판사·상주지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노태식 사외이사 후보는 대전상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에 입행해 외환관리부 감독기획국 등을 거쳐 금감원에서 비은행 감독국장, 기획조정국장, 비은행담당 부원장보 등을 지낸 뒤 은행연합회 부회장, 법무법인 태평양 비상임 고문을 역임했다. 대안해운 사외이사와 HN핀코어 상임감사로 재직 중이다.  

(자료=금감원 다트, DGB금융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DGB금융지주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 DGB금융 이사회는 총 13회 중 29건의 의결안건이 올랐고 반대표는 0건, 사외이사 1인당 담당위원회는 5~6개였다. (자료=금감원 다트, DGB금융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최용호 사외이사 후보는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명예교수)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대구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김태오 현 DGB금융 회장은 2006년 하나금융지주 상무, 2008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9년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지내 이전 임기가 겹치지는 않는다. 조동환 사외이사 후보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회계분야 전문가다. 

■ 전·현 회장 재판…대를 잇는 지배구조 우려 

이같은 새 이사회 구성은 DGB금융지주의 경우 BNK금융지주와 유사하게 최근 몇 년 CEO(최고경영자)의 사법 리스크가 대를 잇냐는 우려를 받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고 풀이된다. 사외이사 선임에 금융사 CEO 입김이 반영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 3월 물러난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비자금 횡령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한 바 있다.

김태오 현 DGB금융지주 회장은 박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공개 모집을 거쳐 2018년 5월 DGB금융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김 회장 조차도 국제 뇌물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까지 1년 3개월여간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기소 이후 지역 시민단체 등은 김태오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김 회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회장과 DGB대구은행 임직원 4명은 2020년 5월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얻고자 현지 공무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로 대구지법 반부패수사부로부터 2021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 회장이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현지 캄보디아 법인인 DGB스페셜라이즈드뱅크(SB)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캄보디아 공무원에게 350만 달러(약 48억원) 상당의 뇌물을 현지 브로커에게 줬다고 봤다. 당시 김 회장은 대구은행장을 겸직했으나, 김 회장 측은 이러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김태오 회장의 남은 임기는 내년 3월 주총까지다. 

박정희 대통령의 대구은행 개업축하 정기예금 입금전표로 입금 금액은 10만원이다. 1967년 10월 7일 오전8시에 대구시 중구 동문동 38번지 대구상공회의소 내의 임대건물에서 대구은행 개업식을 한 후 업무를 개시한 영업부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대신하여 당시 김용환 재무부 이재국장이 개업축하 정기예금을 제1호로 접수했다. (사진=대구은행 금융박물관)
박정희대통령 예금전표. 박정희 대통령의 대구은행 개업축하 정기예금 입금전표로 입금 금액은 10만원이다. 1967년 10월 7일 오전8시에 대구시 중구 동문동 38번지 대구상공회의소 내의 임대건물에서 대구은행 개업식을 한 후 업무를 개시한 영업부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대신하여 당시 김용환 재무부 이재국장이 개업축하 정기예금을 제1호로 접수했다. (사진=대구은행 금융박물관 대표유물)

지난 몇 년 사내이사 1석을 지키고 있는 김태오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 말까지는 대구은행장을 겸직했다. 지주 이사회엔 약 5년, 대구은행 이사회엔 약 2년간 머물렀다. 2020년 10월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이 취임했으나 당해 연말까지 대구은행 이사회는 임 전 행장 참여 없이 김 회장이 참석했다고 공시돼있다.   

한편 DGB금융지주 이사회에 대구지법 판사 출신 사외이사가 입성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4년간 재직했던 이담 전 DGB금융 사외이사도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판사, 대구지법 판사, 경주지원 판사,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등을 지낸 법조인 출신 인사였다. 

앞서 김태오 회장이 임기 3년 연장에 성공한 2021년 3월 당시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권혁세 전 금융위 부위원장·8대 금감원장, 조선호 현 사외이사, 이담 전 대구지법 판사, 이상엽 한국오라클 인사담당 임원, 이성동 행정공제회 사업담당 부이사장, 이진복 중정회계법인 대표 등 6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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