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없는 아파트 짓는다…정부·건설업계 '합종연횡'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 짓는다…정부·건설업계 '합종연횡'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3.03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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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련 연구용역 사전작업
건설업계, 전용 연구시설 건립
新바닥구조 개발에 올인…리모델링 아파트에도 적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층간소음 문제가 주민 간 격한 갈등까지 일으킨 사례가 예삿일이 된 지 오래다. 정부와 건설 업계도 이를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확대하고 나섰다. 정부가 지난해 층간소음 개선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건설 업계에서도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을 세우고 새 바닥구조를 개발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3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를 LH 일부 단지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공동주택 바닥구조 하자판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의 사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주택 하자개념 정립과 함께 바닥구조 하자판정 기준 마련, 하자판정 조사 방법 기준 등이 과제다. 올해 말 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업계에서는 신기술을 입힌 바닥구조 개발이 중점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부터 실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H 사일런트 랩'을 구축했다. 경기 용인시 마북 기술연구단지에 건립된 H 사일런트 랩은 바닥, 천장 마감재 등 세대 내 다양한 조건의 진동과 소음을 측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예측 정밀도를 향상시켜 1등급 기술을 고도화해 현장에 조기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토부 인정기관 LH품질시험인정센터에서 실시한 바닥충격음 성능 등급 평가에서 경량‧중량 충격음 모두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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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H 사일런트 랩'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H 사일런트 랩에 대다수의 국내 아파트에 적용된 '벽식 구조' 실증 세대 외에도 'PC 라멘조'도 함께 구성해 기술 개발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GS용인기술연구소 친환경건축연구팀이 층간소음 예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5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앞서 개발한 1등급 바닥구조를 보강한 형태다.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3중 습식 바닥공법을 적용한 5중 바닥기술은 국내 첫 사례다.

GS건설이 개발한 5중 바닥구조는 콘크리트 슬래브 위 바닥마감 두께를 기존 110~120mm에서 140mm 수준으로 늘린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고탄성 완충재를 적용, 5중으로 층간소음을 개선했다. 공법 구조는 슬래브 위에 습식 공정으로 바탕층을 시공한 후 고탄성 완충재를 설치한 뒤 중간층을 중량 습식 공정으로 처리한다. 이후 시멘트모르타르 마감층을 시공하는 방식이다. 바탕층을 추가해 바닥 평활도를 확보하고 후속 공정의 시공 품질을 높이면서도 완충재와 중간층, 마감층의 두께를 줄이지 않고 중량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GS건설은 기계실 바닥에 적용하던 방진마운트를 아파트 바닥에 적용하는 방진마운트 바닥구조' 특허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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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지난해 개발한 '5중 바닥구조' (자료=GS건설)

지난해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도 각자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층간소음 차단 신기술로 LH품질시험인정센터에서 1등급을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기술은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해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다. 산업 현장의 고성능 장비진동 제어기술에서 착안했다. 충격 흡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공장에서 제작하는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이 쉽다. 균일한 차단 성능도 특징이다.

삼성물산은 이에 앞서 경기 용인시에 연면적 2390㎡ 규모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案)랩'을 세웠다. 삼성물산이 총 100억원을 투자한 이 시설에는 10세대의 실증 주택과 측정실, 체험실 등이 들어섰다. 벽식 구조를 비롯해 기둥과 보로 구성된 라멘식, 기둥식, 혼합식(벽+기둥) 등의 구조 형식이 모두 조성돼 종합 연구가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리모델링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에 나섰다. 신축에 비해 바닥 슬래브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 층간소음에 취약한 이들 아파트가 대상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삼성물산, 포스코건설과 리모델링 세대의 노후한 슬래브 상태를 진단·보강하는 기술과 얇은 슬래브에서 3데시벨(dB) 이상 우수한 층간소음 저감성능을 지닌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현재 이를 롯데건설이 시공 중인 리모델링 현장에 적용해 검증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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