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 해묵은 규제로 침체하는 韓 웹보드 게임
[기획] ① 해묵은 규제로 침체하는 韓 웹보드 게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2.2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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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짙어”…규제에 시장 규모 절반 이상 줄어
바다이야기 사태로 오명
게임업계 매출 직격
작년 규제 완화에 확대 움직임
사진=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이 해묵은 규제로 제자리걸음이다. 게임 시장이 확장일로를 걸어온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20여년 전 '바다이야기' 사태로 사행성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탓이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게임 업계에서도 좀처럼 나서지 않는다. 정부도 규제 완화를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강경 자세다. 정부가 일몰제로 시행 중인 규제를 자율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사행성 등 불법 환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 6370억→2263억…시장 규모 축소

2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의 국내 산업 규모는 지난 2011년 6370억원에서 2016년 226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 게임 시장의 판이 커질 동안 웹보드 게임은 시장 규모가 역성장했다. 웹보드 게임 시장이 쪼그라든 데는 정부가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시행한 규제 탓이다. 현재 웹보드 게임은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게임머니의 월 결제한도와 1회 이용한도가 묶여 있다. 사행성의 그늘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로는 NHN과 네오위즈, 넷마블 등이 있다. NHN은 지난 2014년 웹보드 게임 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회사이기도 하다. 당시 NHN은 매출액이 절반 이상 증발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전년 대비 적자를 냈다. 이후 2016년 규제 완화에 따라 당해 2분기 매출액이 20% 가까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한 차례 더 규제가 풀리면서 NHN은 지난해 4분기 모바일 웹보드 게임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분기 최대 매출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한 달간 발생한 매출액이 전월 대비 12%,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다. 규제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이 갈린 셈이다.

■ 지난해 6년 만에 한도 상향

규제 완화 움직임이 없진 않다. 지난해 적용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을 이용할 때 필요한 게임 머니의 월 결제한도와 1회 이용한도가 각각 70만원, 7만원으로 상향됐다. 1일 손실한도는 폐지됐다. 2016년 이후 6년 만의 움직임이다. 이에 게임사들의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와 함께 아직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에 발맞춰 웹보드 게임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NHN은 지난해 흩어진 게임 자회사를 NHN으로 완전히 편입시켰다. 게임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웹보드 게임 플랫폼인 '한게임'에 이병헌, 정우성, 조승우 등 유명 배우를 기용해 리브랜딩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게임 포털 피망을 운영하는 네오위즈는 불법 환전 근절을 위해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을 제거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 플레이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규제 완화에 따른 자율 규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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