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식품물가... 코로나 이후 韓엥겔지수, G5보다 큰폭 상승
무서운 식품물가... 코로나 이후 韓엥겔지수, G5보다 큰폭 상승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3.02.16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국 식품 소비자물가상승률 (사진=한경연)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엥겔지수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올라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엥겔지수 국제비교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과 엥겔지수 추이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엥겔지수는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로 1.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G5 국가 평균인 0.9%p 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주요 국가별 엥겔지수 상승 폭은 한국 1.4%p, 영국 1.2%p, 독일 1.0%p, 일본 0.9%p, 프랑스 0.8%p, 미국 0.4%p로 나타났다. 한국의 엥겔지수가 주요국 중 최대로 상승한 수치다.

한경연은 한국 엥겔지수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상승한 이유로 국내 식품물가 급등을 꼽았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2022~2021년) 한국의 ‘식품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5.2%를 기록해 G5 평균(1.7%)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비교대상 국가별 연평균 식품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한국 5.2%, 미국 3.5%, 독일 2.8%, 프랑스 1.3%, 일본 0.6%, 영국 0.5% 수준으로 한국의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이는 OECD와 비교해도 33개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한국의 경우 주요 농산물을 대부분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등 식량안보 수준이 낮아, 코로나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발생할 경우 식품물가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UN 산하 농산물시장정보시스템(AMI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곡물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에 그쳐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은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도 2019년 4분기 71.2%에서 2021년 4분기 67.3%로 3.9%p 감소했다.

한경연은 가계소비의 둔화도 엥겔지수 상승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가계 소비성향 약화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필수재인 식료품 지출 비중을 상대적으로 늘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식료품 소비지출은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4분기 9.9%에서 2021년 4분기 10.7%로 0.8%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는(–0.9%p), 의류·신발(-0.4%p), 통신장비(-0.2%p)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했다.

 

소득분위별 식료품비 상승률 및 소득분위별 식료품비 상승에 따른 가용지금 감소율 (사진=한경연)

이에 따라 한경연은 식품가격 급등 등으로 엥겔지수가 높아지면 저소득층의 생계가 특히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가처분소득의 크기가 작은 저소득층은 식료품 지출 비용이 증가하면 가처분소득 중 식료품 구매를 제외한 다른 목적의 소비로 사용가능한 자금(가용자금)의 비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크게 하락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식료품비 증가에 따른 가용자금 감소율은 저소득층(5.7%)이 고소득층(1.2%)의 4.8배 수준에 달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생계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식품 가격이 오를 경우 저소득층의 피해가 커진다”라며, “농산물 자급 능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식품물가 상승 폭을 최소화하여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