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회장 4파전…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
우리금융 차기 회장 4파전…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1.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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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석·이원덕·이동연·임종룡 4인 압축
내달 3일 추가 면접 거쳐 최종 후보 발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7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를 발표했다. 후보군에 오른 (윗줄 왼쪽부터)신현석·이원덕·(오른쪽 왼쪽부터)이동연·임종룡. (사진=우리금융, 금융위)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7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를 발표했다. 후보군에 오른 (윗줄 왼쪽부터)신현석·이원덕·(오른쪽 왼쪽부터)이동연·임종룡. (사진=우리금융, 금융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숏리스트(2차 후보)가 이원덕(60) 우리은행장, 신현석(62) 우리아메리카법인장, 이동연(61)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63) 전 금융위원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 7명 중 4명 추려…내·외부 고르게 2명씩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7명의 회장 후보자들의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능력, 도덕성, 업무경험, 디지털 역량 등을 놓고 충분한 토론 끝에 숏리스트를 내부 2명, 외부 2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내부 2명은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원덕 우리은행장이며, 외부 2명은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선정했다. 이동연 전 사장은 우리은행 출신이지만 전직이라 외부출신으로 분류됐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18일 롱리스트(1차 후보)에 8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롱리스트에는 우리금융 내부 출신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외부 인사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이 포함됐다. 당초 외부 추천 인사로 포함된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경우 회장직 도전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임추위는 7명의 후보자 중에서 2차 후보를 가려냈다. 

임추위는 이날 "4명의 후보에 대해 다음 달(2월) 1일 심층면접을 하고, 이어 3일 추가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예상보다 늘어난 숏리스트…왜?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단 숏리스트가 당초 예상됐던 2~3명보다 늘어난 4명이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962년생인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해 자금부장,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전략부문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으로 근무했다. 은행과 그룹 내 요직을 거친 뒤 작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행장은 은행권에서 대내외 평판도 좋다고 소문 나 있다.  

1961년생인 이동연 전 우리FIS 대표는 1977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전략기획단 부장, 중소기업전략 부장, 인사 부장을 거쳐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개인그룹 집행부행장 등으로 근무한 뒤 2020년엔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 겸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에 올랐다. 대표적인 디지털·정보기술(IT) 전문가라는 평가다. 

27일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오른 (윗줄 왼쪽부터)신현석·이원덕·(오른쪽 왼쪽부터)이동연·임종룡. (사진=우리금융, 금융위)

1960년생인 신현석 우리아메리카법인장은 1982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미국지역본부 수석부부장, LA지점장, 경영기획단장, 경영기획그룹장(부행장) 등으로 근무했다. 신 법인장은 2020년 3월부터 우리아메리카법인장을 맡고 있다. 앞선 롱리스트 평가 때 임추위로부터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생인 임종룡 전 위원장은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등을 거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으로 근무했다. 2013년 민간으로 자리를 옮겨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 2015년 3월 금융위원장으로 다시 관가로 향했다. 후보자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다.  

■ 금감원장 절차 지적…의중엔 '설왕설래'

한편 금융권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발언한 취지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충분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며 캐스팅보트를 쥔 우리금융 임추위에 일격을 가한 바 있다.

(왼쪽)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오른쪽)우리금융 임추위는 장동우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사외이사 7인이 전원 임추위원이다. (사진=우리금융 홈페이지)

전날 기자들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최근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도전 의사를 공식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이 원장은 "금융당국에서 특정 후보나 인물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가 일주일 만에 결정되는 과정에서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에 대한 걱정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금융기관을 보유한 나라의 운영을 보면 이사회에서 경우에 따라 회장 결정을 유보할 수도 있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후보를 형성한다"며 "적어도 주주가 객관적 기준을 물었을 때 사후적으로 검증 가능한 정도의 기준이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인데, 지금 절차가 그에 비해 적절한지, 이 시간 내에 그게 가능한지 등은 판단하기 어려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 임추위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언급이다. 임추위는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추천주주 키움증권), 윤인섭 한국기업평가 대표(푸본생명),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한국투자증권),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유진 PE),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로 구성돼있다. 

이날 우리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가 예상을 빗겨 내·외부 2명씩 고르게 구성된 점도 이 원장의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숏리스트를 확대해 검증을 폭넓고 깊게 하겠다는 식으로 화답을 했다는 해석이다. 더 나아가 금융권에서는 임추위가 이 원장의 발언을 표현 그대로 받아들일지, 해석을 보태 낙하산 인사 반대로 읽을지 관전하고 있다. 

우리금융 최대주주이기도 한 우리금융 노조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금융은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감원장(왼쪽). (사진=금감원) (오른쪽)우리금융 최대주주이기도 한 우리금융 노조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금융은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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