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여전히 '9시 30분 개점' 등을 주장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주요 은행들이 약 1년 반 만에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에 닫는 기존 영업시간 체계로 복귀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동시에 오전 9시~오후 4시로 되돌린다는 지침을 이날 중 사내에 공지한다. 지점에도 관련 준비 사항 등을 내려보낼 방침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미 앞서 26일 오후 같은 내용의 지침을 지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BI 등 저축은행들도 30일부터 정상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OK·웰컴·페퍼 등 주요 저축은행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처럼 정상영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40여 개 저축은행은 단축영업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앞서 은행들은 영업시간은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였으나, 2021년 7월 12일부터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였다.
당시 정부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한시적으로 합의했다.
이후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고, 작년 산별 교섭에서 노사는 다시 별도 TF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일정이 발표된 이후에도 진척이 없었다.
이에 금융 사용자 측은 최근 외부 법률 자문까지 거쳐 노조 합의와 관계없이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도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얻어냈다. 지난 18일 금융노사 회담에서도 사측은 "더는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바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빨리 하루 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며 "빨리 노사 간 협의가 이뤄져 영업시간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9시 30분 개점' 등을 주장하는 금융노조는 은행이 일방적으로 영업시간 정상화에 나설 경우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