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 후보 8인 압축…최대주주 "이사회, 현명한 판단을"
우리금융 회장 후보 8인 압축…최대주주 "이사회, 현명한 판단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1.20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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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후보, 임종룡·이원덕·박화재 등 포함
노조, 임종룡 지목해 '자율경영' 훼손 우려 표명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으로 내·외부 출신 인사 8명을 선정한 가운데, 우리금융 최대주주이기도 한 우리금융 노조는 차기 회장 선출을 하고 있는 이사회에 '현명판 판단'을 요청했다. 

■ 임종룡 지목한 노조…"외압 우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전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8명으로 확정했다. 

내부 인사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60)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61),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60),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60),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60) 등 5명이 포함됐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63),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61),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61) 등 3명이 포함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63)은 용퇴의 뜻을 밝혀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오는 27일 2차 회동을 갖고 이들 중 2∼3명을 추려 숏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이 행장과 박 사장, 임 전 위원장의 3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 등이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 인사가 이름을 올리면서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금융 노조는 관치 논란을 견제하는 성명서를 내고 "이사회는 시장자유주의에 입각한 지주회장 선출에 집중하고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사외이사진은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추천주주 키움증권), 윤인섭 한국기업평가 대표(푸본생명),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한국투자증권),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유진 PE),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등 7인이다. 

(사진=우리금융그룹 홈페이지)
(사진=우리금융그룹 홈페이지)

우리금융 노조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외부 낙하산이 얼마나 조직발전에 위해가 되는지 뼈져리게 경험한 바가 있다"며 지적했다.  

또, 노조는 임 전 위원장이 "과거 정부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합성어) 출신으로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임을 주장했다"며 "우리은행이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경영간섭’이었다고 말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과거 2016년 한 민영 통신사 보도를 인용해 "그는 민영화된 우리은행의 핵심은 지배구조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새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민간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혁신하겠다며 우리은행장 인사권을 정부가 좌지우지하던 시절을 비판하였던 자이다"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3년 NH농협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2014년 NH농협금융 회장 재직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등 업적이 있다고 알려진다. 

다만, 금융위원장 재임 당시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 해운업이 동반 몰락한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한진해운이 현대상선과 합병을 시도했으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정상기업과 부실기업을 섞는 것은 어렵다"며 반대했다. 결국 한진해운은 2017년 파산했다. 

아울러 "만약 이러한 인사들이 우리금융 수장 자리를 노린다면 스스로 '관치'라는 것을 입증하는 행태며 민간금융회사 수장 자리를 마치 정권 교체의 전리품처럼 나누려는 구태의연하고 추악한 시도"라고 노조는 말했다. 우리금융은 2021년 말 완전민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2001년부터 20년간 6차례에 걸쳐 수장이 교체된 바 있다. 

■ "자율경영·지배구조 안정 바란다" 

한편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이례적으로 노조가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노조는 지배구조 안정화로 더 나은 직장을 바라기에 자율경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노조는 "우리금융그룹은 국민의 성원과 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으로 그렇게 갈망하던 완전 민영화를 23년만에 성공, 직원들은 그 희망의 씨앗으로 은행의 주인은 직원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매입한 우리사주조합 비율이 1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의 1대 주주가 우리사주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지배구조의 안정화로 더 나은 직장을 바라는 진정한 주인으로서의 배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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