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금융수출 탄력"…4대 은행 해외법인 실적 약진
"동남아 금융수출 탄력"…4대 은행 해외법인 실적 약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1.16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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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6748억원…전년비 39.7%↑
우리 베트남 147.1%·하나 인니 137.6↑
신한 1위 리딩, KB 캄보디아 '하드캐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익 성장과 위상 제고를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의 해외법인 실적은 코로나19 회복세와 맞물려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약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신한 59.2%·우리 62.4% 급증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원화 및 종속법인 기준, 구조화기업 제외)은 6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4830억원) 대비 39.7% 증가한 규모다. 자산총계도 108조원 규모로 20~34% 증가했다.  

해외법인 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3091억원)이었다. 1년 전(1941억원)보다 59.2%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전년동기 대비 62.7% 증가한 1447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순이익(633억원→849억원)이 33.9% 늘어난 신한은행의 일본 해외법인 SBJ은행과 비교해도 1.85배속의 가파른 실적 개선세다. 

신한은행은 미국(아메리카)·캐나다·유럽·중국·카자흐스탄·캄보디아·일본·베트남·멕시코·인도네시아 10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들 해외법인의 자산총계는 SBJ은행(12조1000억원), 신한베트남은행(10조8000억원) 등 약 38조원으로 1년 만에 20% 증가(이 기간 신한은행 별도 자산총계는 약 10% 증가한 465조원)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해 베트남 외국계 은행 중 점포수(작년 7월 말 기준 46개)가 가장 많고, 영국의 HSBC 등도 제치고 외국계 은행 1위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우수한 평판이 플러스 요인으로 향후 확장성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작년 현지 은행권 최초로 100%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신한의 디지털 금융 DNA를 이식 중이다.

다음으로 해외법인 순이익이 많은 곳은 우리은행(2130억원)이었다. 전년동기(1311억원) 대비 62.4%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478억원), 캄보디아 우리은행(440억원), 베트남우리은행(419억원) 등 동남아 3대 법인이 금융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전년도 3분기 대비 실적 증가율은 각각 55.9%, 28.5%, 147.1%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미국(아메리카)·홍콩·중국·러시아·브라질·미얀마·필리핀·유럽까지 11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자산총계는 인니(4조7000억원), 아메리카(4조5000억원), 베트남(3조9000억원), 캄보디아(2조원) 등 25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34.1% 증가(이 기간 우리은행 별도 자산총계는 약 13% 증가한 441조원)했다. 

우리은행 역시 해외에서 오프라인·디지털뱅킹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비중을 5대 5로 균형잡은 포트폴리오와 150여개에 달하는 지점을 갖춘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대표적이다. 이 해외법인은 올해 초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출시한다. 기존 모바일뱅킹 앱을 개편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현지 금융감독청(OJK) 승인을 거쳐 선보인다. 

해외국가 중에서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5% 내외의 경제성장률로 우리나라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베트남은 현지 정부가 작년 경제성장률이 8%대로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작년 말 전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평균 연령이 29세로, 수도권 스마트폰 보급률이 거의 100%에 달한다고 파악돼 디지털뱅킹 격전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 하나 인니·KB 부코핀 기대감 

그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807억원)을 거둔 하나은행은 미국(뉴욕·LA 등)·중국·캐나다·독일·인도네시아·브라질·러시아·멕시코·홍콩·대만(타이베이) 등 10개 거점을 두고 있다. 실적은 전년동기(1032억원) 21.8% 감소했으나, 이는 가장 큰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자산 약 12조3000억원)가 중국의 코로나19 악화로 1년 전 흑자(571억원)에서 손실(-13억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다만 중국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에서 실적과 자산 성장세는 견조했다. 작년 3분기까지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자산총계는 약 24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증가(이 기간 하나은행의 별도 자산총계는 490조원으로 18.6% 증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Bank KEB Hana의 순이익이 416억원으로 137.6% 급증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 일본 관계사 라인(LINE)과 합작한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 '라인뱅크'도 관심거리다. 라인뱅크는 재작년 9월 출범 3개월 만에 손님수 20만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현지화 전략 정교화 일환으로 메인 파트너사 확대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하나은행은 작년 4월 대만 타이베이 지점을 개설해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에 진출했다. 

4대 은행 가운데 해외진출 후발주자인 KB국민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 274억원의 해외법인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동기(381억원) 대비 28%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헐값에 사들인 인도네시아 법인 부코핀은행의 경우 유상증자와 부실채권 정리, KB의 성공 DNA 이식을 통해 배드뱅크→굿뱅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의 기대감이 무르익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인니 부코핀을 비롯해 중국·캄보디아(은행, 프라삭)·미얀마 등 은행·외국환업무와 소액 대출업무로 각각 나눠 총 6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 자산총계는 부코핀은행(7조8000억원), 프라삭(6조8000억원) 등 약 20조원 규모로 1년 전보다 24.5% 성장(이 기간 국민은행의 별도 자산총계는 518조원으로 14.6% 증가)했다. 지점의 경우 작년 싱가포르 지점도 개점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법인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순이익이 22.8% 증가한 1780억원으로 국민은행의 해외실적을 이른바 '하드 캐리' 중이다. 프라삭은 현지 소액대출 점유율이 약 45%로 1위다. 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인수하면서 피치로부터 초우량인 'AAA' 등급으로 상향조정 되는 등 시장 위상이 대폭 제고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 뱅킹 서비스와 신상품 출시도 가능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나아짐에 따라 해외법인 실적 가운데서도 동남아 시장의 경우 실적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고수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인 반면에 동남아 시장은 인구도 많고 성장 잠재력이 크며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수요가 강해진 이점도 있다"며 "한국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에 강한 부분도 있고 미래를 위해서 다들 강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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