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2 카드사 10대 뉴스] "인상적이었다"
[아듀 2022 카드사 10대 뉴스] "인상적이었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2.3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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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는 치솟고 업황은 악화됐지만
반가웠던 리오프닝과 앞으로 기대감도
경쟁보다 생존, 차주 건전성 관리모드로
(사진=애플 홈페이지)
(사진=애플 홈페이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올해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들도 이자비용 부담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건전성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중심의 혁신과 미래 트로피를 향한 분주한 노력도 돋보였다. 다만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면서 취약차주의 금융소외 우려도 공존하게 됐다.        

■ 소비 회복세, 카드사 실적 선방   

올해 카드 승인실적은 견조했다.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거리두기 해제로 회복한 영향이다. 여신금융협회 집계 기준 올해 전체 카드 승인실적은 1분기(249조원), 2분기(280.7조원), 3분기(285조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2%, 14.8%, 15.1%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여행·여가·운수업 등의 매출이 회복했고, 3분기 국제선 항공여객(588만명)의 경우 1년 전보다 539.1%나 폭증했다. 법인카드 결제도 회식 증가, 각종 사업자 부담 세금 납부 증가 등에 2분기와 3분기 각각 20% 이상 증가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순이익은 1조6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카드사별 희비는 있었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삼성·우리·롯데·BC카드는 순이익 개선세를 이어갔지만, KB국민·현대·하나카드는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 일본여행 무비자에…해외결제 쑥   

지난 10월 일본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가 2년 7개월 만에 해제되면서 일본여행 수요가 크게 회복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10월 한때 달러당 150엔도 붕괴, 1990년 이후 32년 만)도 한몫했다. 

여신금융협회 월별 신용카드 이용실적 통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11월 개인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일시불+할부)은 1조6313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여름 휴가 시즌으로 연중 해외 여행객이 가장 많은 8월 이용금액 대비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로, 카드업계도 '일본 무비자 입국이 풀린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11월) 방일 외국인은 93만45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배 늘어 코로나 19 직전인 2020년 2월 대비 가장 많았다. 이 중 한국인 수는 31만5400명으로 전체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 원앱으로 합치고, 오픈페이는 반만 '오픈' 

그동안 결제·관리 기능의 복수 앱을 분산해 운용하던 카드사들이 전략적 움직임을 취했다.

신한카드(신한플레이), KB국민카드(KB페이), 하나카드(원큐페이)가 앱 통합 작업을 완료, '원앱' 대열에 합류했고 삼성카드가 속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통합 앱(모니모)을 선보였다.

삼성·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사 간편결제(페이)에 대응해 작년 상반기부터 논의된 오픈페이도 주목을 받았다. 

오픈페이는 1개 카드사 앱에서 타사 카드(참여사 한정)도 등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인프라·서비스다.

출시 일정은 당초 상반기에서 올해 내내 조금씩 뒤로 밀려났지만 연말에 이르러 3곳의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카드)에서만 먼저 상용화 첫발을 뗐다. 

롯데카드(디지로카)·BC카드(페이북)·NH농협카드(NH페이)가 내년 중 합류하고, 우리카드(우리WON페이)·현대카드(현대카드)도 추가 참여 예정이다. 

■ 애플페이 수면 위로…현대카드가 해냅니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대한민국 상륙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애플페이는 2014년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현재는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서 도입은 번번이 불발돼왔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 현대카드가 미국 애플사와 일정 기간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했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관련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국내 결제정보를 국외 결제망으로 이전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상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근접무선통신) 호환 단말기 보급 관련 리베이트 이슈도 살펴보고 있다. 

법률문제를 해소해도 NFC 단말기 보급에 상당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은 제기된다. 

그럼에도 현대카드가 9부 능선을 넘은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에서 스타벅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코스트코, 편의점, 이마트 등은 NFC 단말기가 이미 설치돼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결제 기능만큼 기대한다는 교통카드 기능 지원 여부 등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 레고랜드 사태에 허덕…"여전채가 안팔려요"

9월 28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자금시장에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카드사·캐피탈사의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조달여건도 얼어붙었다.

10월 카드채 발행액은 33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5% 급감, 1조원 이상의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캐피탈채는 9·10월 연속 순상환으로 캐피탈사의 차환 어려움이 더 크게 나타났다. 

카드채 보완 역할을 하던 CP(기업어음)는 11월 소폭 순발행됐지만 장기CP는 한 달간 자취를 감췄다. 이달 롯데카드가 카드업계 첫 장기CP 발행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초 2.420% 수준이었던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10월 21일 사상 처음 6%대를 돌파(6.082%)한 뒤 11월 7일 연고점(6.088%)을 찍었다. 10월 23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연이은 시장 안정화 노력 등에 전날 기준 5.536%까지 9월 27일(5.776)% 대비 소폭 낮아졌다. 

4분기 카드사의 신규 발행 채권금리와 만기 도래 채권금리 차이는 4%p까지 벌어졌다. 

■ 전임 협회장 영전, 위상 높아진 여신협회장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임기 3년의 13대 여신금융협회장에 선임됐다. 올해 여신협회장 선출은 김주현 전임 협회장이 9대 금융위원장으로 영전(취임 7월 11일)하면서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특히 업계 안팎으로 전임 협회장이 금융위원장에 오르면서 여신협회장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도 금융당국과 소통이 원활한 관료 출신 협회장 임명을 바란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정 회장은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기획조정관, 중소서민금융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금융정보분석원(FIU)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토스뱅크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10월 6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과제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제도 개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의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애로문제 등을 꼽았다. 

■ 리볼빙·카드론…금감원장 첫 만남 후 변화는  

7월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여전사 CEO(최고경영자)들과 취임 이후 첫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카드사들은 무리한 영업을 자제하라는 당부와 함께 신용카드 리볼빙 불완전판매 관련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이어 8월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8월 말부터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주기가 기존 '분기'에서 '월 단위'로 변경됐고, 11월부터는 리볼빙 계약을 한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미성년자에 대해 해피콜 서비스, 최소 결제비율 상향 조정·차등화 등이 적용됐다. 

간담회를 계기로 카드론 대환 이슈가 빠르게 수그러들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삼성카드 카드론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시범 운영을 했다. 이후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예정이었는데, 간담회 후 이틀 만에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7월 5일 이복현 금감원장-여신전문금융회사 사장단 간담회. (사진=화이트페이퍼)

■ 디마케팅, 대출·자동차·무이자할부 '줄이자' 

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경색 영향으로 지난달(11월)부터 업계는 '디마케팅(고객의 수요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 본격화에 나섰다.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혜택 축소가 본격화됐다. 대부분 카드사들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무이자할부를 없애거나 12개월 이상 장기 무이자할부 기간을 2~3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의 금리로 정해지는 자동차 할부 금리는 상단이 10% 중반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3~4배 높아진 금리에 '이자폭탄'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신차 계약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이자 서민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도 대출 한도 축소·심사 강화 등의 디마케팅도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8%, 카드·캐피탈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5.65%로 올해 들어 처음 14%·15%선을 각각 넘어섰다.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평점 600점대 전후에 법정 최고금리 수준의 19.9%를 적용했다.

카드사들 입장에선 부실우려를 없애기 위함이나 이는 카드업권 대출자가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가 많은 만큼 이들의 금융소외도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실제 카드론 문턱이 높아지면서 11월 카드론 잔액은 올 들어 가장 많이(5000억원 이상) 줄었다. 

10월 말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6조800억원), 올해 6월(6조6700억원), 7월(6조6651억원), 8월(6조8099억원), 9월(6조9378억원), 10조(7조756억원) 등 증가세다. 

■ 데이터·해외 사업…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  

최근 금융위원회가 데이터전문기관 8곳을 예비지정했다. 카드업계에선 신한·삼성·비씨카드 3곳이 예비지정을 받아 업무 수행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 중이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기업들의 신청에 따라 데이터의 익명·가명처리 적정성을 평가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결합하는 기관으로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가 지정한다.

특히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민간에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기존 데이터지정기관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총 4곳에 불과했다. 

올해는 해외사업에 공들이는 카드사들의 성과도 괄목할 만 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3곳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이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성장했다. 우리카드도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4배 늘었다.

■ 카드사 CEO 인사, 변화와 안정 균형 팽팽 

연말 인사 시즌을 맞아 카드사 사령탑 명단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6년간 안정적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끈 임영진 사장의 후임으로 1968년생 문동권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문 신임 사장은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의 카드사 내부(LG카드) 출신 CEO가 된다. 또 현재 카드업계에서 가장 젊은 조좌진 롯데카드(1967년생) 사장보다 젊은 사장이 된다.  

하나카드도 역동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2년간 하나카드를 이끈 권길주 사장의 후임으로 1964년생인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을 선임, 은행 영업그룹을 총괄한 '영업통'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삼성카드 김대환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카드업계 재무통 인사로 꼽힌다. 3년간 삼성카드를 이끌며 견고한 실적을 달성한데다 내년 최대 경영 키워드인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무난히 합격점을 받았을 것이란 시각이다. 

아직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경우 모회사인 KT 구현모 대표 연임 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업황 전망에 대해 경기침체 우려·소비둔화·이자비용 부담 누증·디마케팅 지속·자산건전성 저하·자산성장 둔화 우려 등을 언급했다.   

(윗줄 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신임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아래줄 왼쪽부터)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신임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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