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었던 위메이드, '사면초가'...위기 돌파 가능할까
'전설'이었던 위메이드, '사면초가'...위기 돌파 가능할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12.09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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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4'·'미르M' 흥행 저조…실적 안개에
위믹스 악재 연이어 터져 결국 상장폐지
위메이드 2차 부흥 이끌던 장현국 대표, 위기 어떻게 돌파할까
사진=위메이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지난달 23일 서울대 경영대학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2 미래산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과거 '미르의 전설'로 이름을 날리던 위메이드가 최근 선보인 미르 IP(지식재산권)의 잇따른 실패와 가상자산 위믹스의 상장폐지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게다가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위메이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 최근 9개년 중 6개년 적자…미르 IP는 힘 빠지고 있는데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올들어 누적 561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위믹스 유동화로 실적이 급상승하면서 9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해를 넘겨서도 지속될 탄탄한 수익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명 변경 전까지 포함하면 지난 9년 동안 6개년이 적자였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연결 기준 315억원, 11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잠시 흑자를 냈으나 2018년 이후 2020년까지 3년간 적자를 봤다. 2018년에는 3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92억원, 125억원의 손실을 냈다. 

2001년 출시한 '미르의 전설2' 이후 적자를 이어오던 위메이드는 장현국 대표이사의 진두지휘로 반전을 꾀했었다. 장 대표는 남궁훈 전 대표가 사임한 후 201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로 네오위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네오위즈모바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본격적으로 '위믹스' 구상에 들어간 장대표는 2018년 4분기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한다. 위메이드는 위메이드트리를 세울 당시 미래 산업의 중요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연구 개발을 위해 설립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듬해 사명을 변경한 위메이드는 위메이드트리에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선보였다. 장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열의를 내비쳤다. 블록체인의 특성과 암호화폐의 경제 시스템 등은 게임과 잘 맞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는 2020년 빗썸 상장을 시작으로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됐다. 위메이드는 위믹스가 상장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면서 P2E 게임을 시발점으로 토큰 이코노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위믹스를 공동으로 운영할 거버넌스 파트너사로 SK스퀘어, 카카오게임즈 등 굵직한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고 올해까지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상에 온보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실적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미르4' 글로벌 출시 이후 올해 1분기 게임 부문 매출액이 1158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979억원으로 감소했다. 3분기에는 916억원으로 규모는 더욱 축소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분기(53억원), 2분기(-346억원), 3분기(-28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여기에 지난 6월 야심차게 내놓은 '미르M:뱅가드 앤 배가본드'는 출시 초기 일평균 매출액이 5억원에 그쳤다. 초반 흥행에 대패하면서 '미르의 전설' IP가 힘이 빠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 수차례에 걸친 위믹스 논란…결국 상장폐지

이 같은 상황에서 위메이드는 위믹스 관련 첫 위기에 봉착했다.

위믹스 대량 유동화(현금화) 논란과 함께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인수 자금에 위믹스 유동화 자금을 융통한 것이 밝혀지면서다. 이어 2월에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위믹스 유동화 자금을 매출에 반영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회계기준상 현재 위믹스와 같은 가상자산의 회계처리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다. 결국 위믹스 유동화로 벌어들인 돈은 선수수익으로 처리해 부채로 기록했다. 그럼에도 위메이드는 투자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장 대표는 유동화를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사진=위메이드
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 번째 악재를 맞닥뜨리게 된다. 올해 10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가 유통량 불일치를 이유로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다. 이는 지난달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장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업비트의 슈퍼 갑질" "이번 사태는 부당하게 벌어졌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업비트 측이 유통량 관련 자료 수시 변경, 해명 자료의 신뢰도 하락 등으로 재차 반박하면서 위메이드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법원에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마저 불발되면서 위믹스는 지난 8일 4개 거래소에서 최종 상장폐지됐다.

결국 위믹스로 재기를 노리던 위메이드는 부진한 '미르4' 글로벌의 실적과 '미르M:뱅가드 앤 배가본드'의 실패, 위믹스로 말미암은 세 차례의 악재 등이 겹치면서 수렁에 빠졌다. 장 대표는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사업이 글로벌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상장폐지)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위믹스의 전체 거래량 가운데 85.3%는 업비트, 10.3%는 빗썸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위메이드는 "향후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으로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본안 소송과 공정위 제소라는 즉물적인 대응 외에 본질적인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 유통량 시스템을 개선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 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FTX 파산, 루나·테라 '먹튀' 논란에 이어 위믹스 상장폐지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이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며 "기술이 태동하는 시기에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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