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차기회장 교체 유력…BNK금융은 선수만 19명
농협금융 차기회장 교체 유력…BNK금융은 선수만 19명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2.0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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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은행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사 스타트를 끊는 차기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 내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최대 19명의 내·외부인사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유력 급부상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가 임원추천후보위원회(임추위)를 가동 중인 가운데 손병환 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교체 시나리오가 급부상했다.

지난달 14일 오후부터 농협금융 이사회는 임추위를 가동하고 4개사의 차기 CEO 인선 논의에 착수했다. 

농협금융의 CEO는 손 회장을 비롯해 권준학 NH농협은행장,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등 총 4인이 올 연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임추위 위원은 함유근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이순호 사외이사, 이종백 사외이사, 사내이사인 배부열 부사장, 비상임이사인 안용승 이사 등으로 구성된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는 다음 주께 발표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직엔 1959년생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63)이 유력한 최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국조실장은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6회)에 합격한 후 30년 가까이 기획재정부에 몸담으며 '예산통'으로 평가받았다.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시절 기재부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거쳐 2016년엔 장관급 인사인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서울시의 중장기 정책 계획을 세우는 '서울비전 2030위원회 위원장'으로 작년 위촉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선캠프에 합류했고 대통력직 인수위원회에 특별고문으로 참여했다. 새 정부 출범 당시 초대 경제부총리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왼쪽),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사진=연합뉴스, 농협금융)

당초 금융권에선 손 회장의 성과주의와 전례 등에 비춰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었다. 농협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조97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김용환·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은 2년의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한 '2+1'의 전례가 있고, 손 회장의 경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의 신임도 두텁다고 알려져있었다.  

1962년생인 손병환 회장은 경남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과를 졸업했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은행 지점장·스마트금융부 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냈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래 신충식 초대 회장에 이어 두 번째 내부 출신 회장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중앙회의 영향을 크게 받는 농협금융지주 특성상 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내려올 것이란 변수도 남아있었다. 사실상 농협금융 인사는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전임 회장은 신동규(행시 14회), 임종룡(행시 24회), 김용환(행시 23회), 김광수(행시 27회) 등 관료 출신 인사가 더 많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임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비춰졌는데 갑자기 바뀐 것 같다"며 "실질 인사권자 의중이 (대외에) 나오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더욱 어수선한 상황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말씀하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 BNK 차기회장, 최대 19인 후보 경합 

BNK금융지주는 내·외부 후보군이 최대 19명에 달하는 가운데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이 오는 13일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BNK금융은 최근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도록 내규를 개정했다. 외부 자문기관 2곳이 각각 5명 이내로 외부인사 중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앞서 BNK금융은 내부 인사만 경영승계를 하는 규정이 있어 지배구조가 폐쇄적이라고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BNK금융 이사회는 외부인사도 후보에 포함할 수 있도록 회장 선임 내규를 다시 개정했다.  

내부 후보군으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 9명이 있다.

현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BNK금융에도 정치권력과의 유대감이 최고 스펙이 되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지 여부다.

타 금융그룹이 '만 70세룰'을 두는 것과는 달리 BNK금융 회장 선출에는 나이 제한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외부 인사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천왕'으로 불린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8)을 비롯해 전직 은행장 출신 등 금융권 인사들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경우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전과 별다를 게 없는 코드 인사가 회전문처럼 반복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의 현 최대주주는 부산롯데호텔 외 롯데그룹 계열사다. 지분율은 11.14%다. 작년 말까지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었지만 올 들어 국민연금은 BNK금융 지분을 계속 팔아치워 2대 주주로 내려왔다. 지난 10월 18일 기준 지분율은 9.48%다.   

BNK금융 차기 회장 캐스팅보트는 사외이사 6인이 쥐고 있다. 

BNK금융 이사회는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허진호 변호사,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박우신 전 롯데케미칼 상무, 김수희 변호사,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8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안 행장과 이 대표를 제외한 이사 6명 전원이 임추위원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산은행 노조,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등은 임추위 하루 전인 오는 12일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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