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 깎아먹는 온실가스 감축…기업 경쟁력 악화 우려까지
제살 깎아먹는 온실가스 감축…기업 경쟁력 악화 우려까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11.07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0대 기업 NDC 2030 실현 가능성 조사
기업 절반, 실현 가능성↓…"경쟁력 줄어들 것"
배출량 완화·믹스 재검토 등 목소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목표치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에 부담을 주고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기술 수준에 맞지 않는 과도한 목표라는 지적과 함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 기업들 "15.8% 감소가 적정"…정부 목표 '괴리'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500대 기업 대상 NDC 2030 목표치 달성 가능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가 'NDC 2030'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NDC 2030’은 정부가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의 일환으로 내놓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목표로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따라 참가국이 스스로 정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을 기준으로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목표 수준을 유지하면 2030년 기업 경쟁력이 줄어들 것(56%)이라고 봤다. 기존 대비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에 그쳤다.

자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과 정부의 목표 수준에서도 괴리가 있었다.

기준 연도인 2018년 대비 2030년까지의 탄소 감축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37%의 기업이 0~10%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이어 10~20% 수준(24%), 직전 수준인 26.3% 유지(19%) 등으로 집계됐다. 평균 적정 감축 수준은 15.8%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설정한 목표(40%)보다 24.2%포인트 낮은 규모다.

■ "전면 재검토해야"

기업들은 또 현재 추진 중인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재검토해야(82%) 한다고 봤다.

목표치가 높다 보니 여러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재의 탄소 감축 기술 수준 고려 미비(38%) ▲산업계 의견 수렴 부족(29%) ▲국내 산업 구조 고려 부족(16%) 등 문제점이 쏟아졌다. 생산 위축이 불가피(14%)하다는 응답도 나왔다.

기업들은 배출량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응답 기업의 36%가 산업 부문 배출량 감축 부담 완화를 꼽았다. 이어 원자력 발전 비중 상향 등 전원 믹스를 재검토하자는 응답이 25%, NDC 2030 목표치 하향 조정이 23%를 차지했다. 목표 시점을 2030년에서 2040년, 2050년에서 2060년 등으로 각각 늦춰야 한다는 주장(13%)도 나왔다.

정부의 지원 방안으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개선을 통한 배출권 시장 활성화(25.8%), 저탄소 설비구축 금융지원(22.2%), 탄소저감 기술 연구·개발(R&D) 지원(21.1%), 재생에너지·수소 기업 지원 활성화(21.1%) 등이 언급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2030 전원 믹스 달성 가능성에 대한 평가에서 석탄 비중(2018년 41.9%→2030년 21.8%)과 재생에너지 비중(2018년 6.2%→2030년 30.2%) 달성 가능성이 모두 낮게 평가되는 만큼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 원자력 비중 향상 등을 통해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