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건설사 신사업 점검 中] 신사업은 이렇게…해외로 영토 넓힌 GS·SK
[2022 건설사 신사업 점검 中] 신사업은 이렇게…해외로 영토 넓힌 GS·SK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10.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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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이니마, 동남아 진출
SK에코, '전구체' 중심 폐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초순수로 수처리사업 '물꼬'
GS이니마의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 전경 (사진=GS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는 건설 업계가 신사업을 크게 확장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기존 주택과 토목, 플랜트 사업 등으로 다진 기초 체력으로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나섰다.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부터 수처리, 폐기물 재활용,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면면도 다양하다. 이들 신사업의 종착역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건설 업계에서도 비교적 활발하게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다. 올해 GS건설은 모듈러 공법으로 해외에서 프리패브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이제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은 수처리는 동남아와 중동으로 영역을 넓혔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재활용 사업의 파이를 한층 더 키웠다. 또 '초순수'를 필두로 수처리 사업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 해외서 프리패브·수처리사업 입지 다진 GS건설

GS건설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활발하게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조립식 건축 공법인 모듈러와 수처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건축에 필요한 유닛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의 모듈러 공법은 대표적인 '탈현장화'(Off-Site Construction, OSC) 방식의 프리패브 공법 중 하나다. GS건설은 2년 전인 2020년 폴란드의 모듈러 주택 전문 업체 단우드(Danwood S.A.)와 영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 기업 엘리먼츠 유럽(Elements (Europe) Ltd)을 인수하면서 프리패브 사업의 몸집을 키웠다.

올해 프리패브 사업은 해외에서 입지를 다졌다. 수주한 계약 가운데서는 플랜트 모듈 수출과 모듈러 호텔 등이 주목 받았다. GS건설은 미국 SG H2 랭케스터 LLC와 캘리포니아에 들어설 신재생 그린수소 플랜트의 모듈 설계와 제작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은 수소 플랜트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GS건설이 직접 생산한 모듈을 수출한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사업의 파이를 확대했다.

영국에서 지난 5월 체결한 3880만파운드 규모 모듈러 호텔은 해외법인 엘리먼츠 유럽이 수주했다. 주요 투자자인 부동산 업체 UBS Asset Management Real Estate&Private Markets가 운영하는 23층 규모 런던 오피스 호텔 건축 사업이다. 엘리먼츠 유럽은 시공과 모듈러 제작, 설치 등을 담당한다.

수처리 사업을 전개하는 GS이니마는 올해 베트남 수처리 업체 한곳을 인수하면서 동남아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사진=GS이니마
사진=GS이니마

GS이니마가 인수한 업체는 '푸미빈 건설투자사(Phu My Vinh Investment & Construction Joint Stock Corporation)'다. 공업용수 공급 업체로 GS이니마는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이 회사가 진행 중인 계약은 대다수가 50년으로 장기 계약이다. 또 베트남에서 공업용수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GS이니마는 이 같은 이유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중동의 국가 오만에서 진행하는 해수담수화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오만 수전력조달청(OPWP)에서 발주한 바르카 5단계 민자 해수담수화프로젝트(IWP)의 사업비 조달을 위한 금융 약정을 완료하면서다. 총투자액은 1억3000만달러 규모다. 지난 3월 착공해 건설 중인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 프로젝트는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일간 10만㎥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GS이니마는 EPC와 운영권 모두를 독점했다. 예상 매출액만 7000억원에 달한다.

GS이니마 관계자는 "수처리 사업은 다가오는 기후 위기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혁신적인 수처리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분기 GS건설의 신사업 부문 매출액은 26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1890억원) 대비 40% 가까운 성장세다. 신사업 부문 신규 수주는 GS이니마가 4340억원, 베트남 개발(2140억원), 단우드(3620억원), 엘리먼츠 유럽(810억원), GPC(122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 폐기물 재활용은 서막…수처리 사업 넘본다

SK건설 시절부터 폐기물 처리로 신사업을 펼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폐플라스틱과 폐배터리, 전기·전자폐기물(E-waste)로 사업 영역을 키우는 한편, 수처리까지 발을 넓혔다. 사업운영총괄 임원 시절 EMC홀딩스(전 환경시설관리) 인수와 함께 6개 폐기물 소각 업체 인수를 지휘한 박경일 사장의 DNA가 신사업에서 가감 없이 발휘하는 모습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사진=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사진=SK에코플랜트)

먼저 SK에코플랜트는 올해 8월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DY폴리머와 DY인더스를 인수했다. DY폴리머는 폐페트병을 활용한 재생 원료 '펠렛(pellet)'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펠렛은 폐플라스틱 조각을 고온에 녹여 추출한 작은 알갱이다. DY인더스는 폐페트병을 분쇄, 세척해 조각 '플레이크(flake)'를 생산한다. 플레이크는 직접 재활용하거나 펠렛으로 재가공할 수 있다.

두 업체 인수로 SK에코플랜트는 일종의 폐페트병 재활용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 향후 설비 투자, 디지털 전환,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플라스틱 선별 사업자 3곳과 상생협약을 체결, 폐자원 확보와 동반성장을 꾀했다.

올해 진행한 폐배터리 사업에서는 '전구체'가 키워드다. 하반기 들어 미국과 중국의 업체와 잇달아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미국에서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에 투자를 단행했다. 5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북미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니켈, 코발트 등 희소 금속을 추출,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찬가지로 전구체를 생산하는 CNGR과 협약을 체결했다. CNGR은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양극재·배터리 제조사에 전구체를 공급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전구체 시장 점유율 1위(약 22%)를 자랑한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의 유럽 투자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유럽 현지 배터리 재활용 및 전구체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CNGR과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 금속 등을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순환 체계를 완성하고 부가 가치가 높은 소재화 사업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SK에코플랜트의 이 같은 폐배터리 회사 인수는 올해 2월 10억달러로 사들인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업체 테스(TES Envirocorp Pte. Ltd)와도 연관된다.

SK에코플랜트가 올해 2월 인수한 '테스' 전경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올해 2월 인수한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업체 '테스' 전경 (사진=SK에코플랜트)

싱가포르에 위치한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IT자산 처분서비스(ITAD),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이 주요 시장이다.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4억6500싱가포르달러다. SK에코플랜트는 어센드 테스, 엘리먼츠, CNGR 인수를 바탕으로 한 '허브 앤 스포크' 전략으로 폐배터리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희소 금속 추출과 배터리 원소재 관련 노하우를 활용,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폐기물 재활용 외에 가장 최근에 발을 담근 사업은 초순수(Ultra Pure Water, UPW)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주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초순수를 디딤돌 삼아 수처리 사업까지 넘보고 있다.

초순수는 전해질, 미생물, 미립자 등을 비롯한 이물질과 이온 등을 제거한 물이다. 이론적으로 순수에 가장 근접한다. 반도체, 2차전지 등 나노미터 단위의 공정에서 이용된다.

SK에코플랜트는 초순수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면서 한수테크니칼서비스와 초순수를 포함한 수처리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수처리 사업까지 신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양사는 한수테크니칼서비스의 주요 사업인 초순수 유지·관리 사업을 시작으로 수처리 플랜트 EPC, 산업 폐수 정화·재이용 등 협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공동출자회사(JV) 설립 계획까지 내놨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공업용수 재이용 및 무방류 등 고도화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처리 분야 순환 경제를 완성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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