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올랐길래”...식품값 잇단 인상에 정부, 식품업계에 경고성 메시지
“얼마나 올랐길래”...식품값 잇단 인상에 정부, 식품업계에 경고성 메시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2.09.2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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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일일 모니터링 하겠다” vs 식품업계 “원가부담 버티기 어렵다”
추석 이후 식료품 가격 잇따라 오르자 정부가 식품업계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연합)
추석 이후 식료품 가격 잇따라 오르자 정부가 식품업계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연합)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추석 이후 식료품 가격 잇따라 오르자 정부가 식품업계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정부가 가격 인상을 두고 공개적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명박정부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열고 식품업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가격 인상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식품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대해서 농림식품부를 중심으로 식품 물가 점검반을 통해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하고 업계와 가격안정을 위한 협의도 적극 진행하겠다”며 “부당한 가격 인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현안 분야별로 담합 등 불공정행위 여부를 소관 부처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동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이 민생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물가 안정 기조 안착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도 같은 날 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독과점 행위와 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열심히 살펴보고 적절한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난감한 기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부터 글로벌 인플레에 환율까지 치솟아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제 곡물 가격 안정 등의 이슈의 경우도 원재료 가격은 수개월 이후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전후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 예정인 주요 식품업체는 오리온, 농심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팔도 등이다.

오리온은 지난 15일부터 전체 60개 생산제품 중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주요제품인 초코파이는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올랐다. 오리온 관계자는 “2013년 이후 9년 동안 효율 경영 등 적극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펼치며 가격을 동결해 왔다”며 “지난해부터 주요 원재료 가격 등의 급등으로 원가 압박이 커져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 위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인상 결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 25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11.3% 올렸다. 주요 제품인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씩 각각 인상됐다. 또 CJ제일제당의 경우 올해 3월 이후 7개월여 만에 다시 인상을 결정하며, 지난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내달부터는 대상과 오뚜기, 팔도가 가격 인상이 예정됐다. 대상은 10월 1일부터 ‘종가집 김치’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며, 오뚜기와 팔도의 경우도 각각 라면 품목의 출고가를 11.3%, 9.8% 올릴 예정이다.

원부자재 상승 등에 따른 식품업계 가격 인상은 앞서 시작됐다. 지난 4월 해태제과는 과자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올렸고, 롯데제과와 빙그레도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하림과 사조, hy, 동원F&B도 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아직 가격 인상 전인 업체들만 정부의 경고성 메시지에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매출 수치는 늘어도 원자재 가격 부담이 하반기부터 적용되면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식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기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라 원가 부담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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