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씨티 대환 누가 웃을까…은행들 차별화는 윤곽
8조 씨티 대환 누가 웃을까…은행들 차별화는 윤곽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7.02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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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제휴협약 체결 KB국민·토스뱅크에
제휴 안 한 신한·하나·우리은행까지 '별들의 전쟁'
(자료=각 행)
(자료=각 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8조원 규모의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갈아타기) 대전의 막이 올랐다. 씨티은행과 공식 제휴를 체결한 은행 2곳을 비롯해 비제휴 은행 3곳까지 뛰어들면서 당초 예상보다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환승역 5개나…갈아타실 고객은 어느 역 내리실까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한국씨티은행과 각각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협약'을 맺고 이날부터 제휴 프로그램 서비스를 개시했다. 제휴를 하지 않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씨티은행 대환 고객 전용 상품을 이날부터 출시했다. 이에 따라 대상 차주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조건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제휴 은행과 비제휴 은행 조건의 가장 큰 차이는 ▲편의성(접근성) ▲금리 산정방식 2가지가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대환대출 가능 여부 조회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100%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에서 이번 대환대출 전담 상담창구 및 전용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도 모두 서류제출 없이 사전 한도조회 및 신청이 가능하지만, 상환을 위한 영업점 1회 방문이 필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을 일으키면서 씨티은행에 있던 대출은 상환이 돼야 하기 때문에 제휴사 같은 경우는 고객정보 공유를 통해 전면 비대면으로 가능하지만, 제휴를 하지 않은 은행은 신청·승인까지는 가능해도 상환을 위해 영업점에 한 번은 방문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대출금리 재산정 여부다. 제휴은행인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고객이 씨티은행에서 내고 있는 대출금리를 기준으로, 여기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종 대출금리를 책정한다. 재산정을 하지 않고 기존 대출금리를 그대로 옮겨 우대금리폭만큼 할인되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대환 전 대출금리를 기준으로 최대 0.4%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모든 대환 고객이 기본 'Welcome(웰컴) 우대금리(0.2%p)'를 받을 수 있고, 자체 신용평가 결과 6등급 이내 고객은 최대 0.2%p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대환 대출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일괄 0.3%p 금리를 할인한다. 

반대로 비제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다시 산출한 후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리 산출 시점이 달라, 금리 상승기인 현재를 기준으로 재산정한 대출금리는 과거 대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비제휴 은행들은 우대금리 폭을 키우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각 행 취합)
(자료=각 행 취합)

하나은행은 최대 우대금리가 3%p(기본 우대 2.1%p)로 가장 높다. 신한은행은 일괄 0.4%p를 우대하고 ▲급여이체 0.5%p ▲신한카드 0.5%p ▲적금청약/연금 중 1개 10만원 이상 거래시 0.1~0.2%p까지 최대 1.6%p의 금리를 우대한다. 우리은행은 최대 1.5%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우리은행 대출 미보유 고객이 대환을 신청하는 경우 1%p의 금리를 우대한다.

제휴 은행과 비제휴 은행간 공통점도 있다. 어떤 은행으로 환승하더라도 ①대환한도는 기존 씨티은행에서 받은 대출잔액 범위 내에서만 가능 ②중도상환수수료와 인지세 전액 면제 ③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무관 ④만기 일시상환 및 1년 단위 연장 가능 등이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 대출 빙하기 속 지극 정성…"고객들이 꼼꼼히 따질 것"   

이처럼 은행들이 씨티은행 대환대출 고객 유치 경쟁에 지극 정성을 쏟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역대 최악의 가계대출 빙하기를 겪고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 고객 대출에 매우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생 은행이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699조6521억원이다. 전월 말보다 1조4940억원, 작년 말보다 9조4008억원 줄었다. 상반기 내내 매달 감소한 것으로, 신용대출 감소분이 대부분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말 139조5772억원에서 올 6월 말 130조6789억원으로 8조8983억원이 빠져나갔다.   

씨티은행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약 8조409억원에 달했다. 공시 자료 기준 개인 신용대출(무보증, 1년) 상품의 신용등급별 현황을 보면 최상위 등급은 1~2등급, 최다 차주 해당등급은 3~6등급, 최하위 등급은 7~10등급으로 나타났다.    

고신용 차주의 경우 타행 대환 시 최저 연 3% 초반 수준의 금리가 예상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차주별 상황이 제각각이어서 대환 가능 여부는 물론 접근성이나 최종 대출금리 등 세부 조건을 잘 따져보고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기존 씨티은행 신용대출 고객 중 타행 대환을 원하지 않는 경우 또는 타행 대환을 신청했지만 거절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들 고객은 씨티은행에서 기존과 동일하게 2026년 말까지 만기연장이 가능하다. 만일 2027년 이후에도 전액 상환/타행 대환이 어려운 경우 분할상환 만기로 최대 5~7년이 연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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