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을 바라보는 당국과 업계의 '동상이몽'
저축은행 연체율을 바라보는 당국과 업계의 '동상이몽'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2.06.29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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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저축은행, 연체율 하락에 하반기 시각도 낙관적
당국·한은, 취약가구·저축은행 잠재부실에 우려 표시
(자료=각사)
(자료=각사)

[화이트페이퍼=김은경 기자] 연체율 수치를 두고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이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 외부에서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 저축은행 연체율도 4%로 쑥...부실우려 걱정마

2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산 순위 1~5위인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가운데 3개사의 연체율은 작년 말보다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확한 수치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힌 SBI·웰컴저축은행 2곳의 연체율은 제외한 것이다. OK, 한투,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95%로 전년 말 대비 3개월 만에 0.12%p 상승했다. 

일례로 OK저축은행의 올 1분기 연체율은  4.07%로 4%대를 돌파하면서 상위 사업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 4%대는 같은 기간 전체 저축은행 업권 연체율과도 유사한 수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잠재부실률(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지난 2020년 말 3.2%→작년 말 3.8%→지난 3월 말 4.1% 순으로 증가했다. 2020년 말 6454억원이었던 개인 신용대출 잠재부실 채무 잔액도 올해 3월 말 1조1579억원으로 79.4% 급증했다. 

하지만 대형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추이와 건전성 전망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연체율에 비해 추세적인 하향세로 다소 낙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하락 추세다. 대형사들 기준으로 큰 폭은 아니지만 연체율이 점차적으로 내려가고 있어 하반기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코로나19 금융 지원 이후 부실 폭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저축은행은 물론 전 금융권에서 연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작 당국 등 외부에서는 저축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짙다.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물가도 치솟는 가운데 이자 부담에 대한 취약차주의 고통이 날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장기적으로 연체율이 계속 낮아지는 것은 맞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 우려가 있다. 저축은행들은 각종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빠른 긴축 스텝을 밟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하반기 여러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OK·한투·웰컴·페퍼 등 5개사의 신용점수 601~700점(나이스신용평가) 개인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는 6월 기준 연 15.78~17.25%로 전달(14.97~17.73%)에 비해 한 달 새 하단이 0.81%p 상승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금리가 한 달 새 2%p 가까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신용점수 기준 하단 연 14%는 자취를 감췄다.

■  다중채무자 빚 급증...취약 가계 부실화 여지 

저축은행은 여러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 비율이 타 업권 대비 높은 점도 문제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 다중채무자 비율은 67.5%에 달했다. 여러 곳에서 빚을 지고 있는 만큼 한번의 연체가 연쇄 연체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다. 

다중채무자가 빌린 돈도 크게 불어나있는 상태다.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가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은 88조8000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보다 30.6% 늘었다. 

한은은 이번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저축은행, 여전사는 취약 가계와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가 많아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되거나 부동산 경기 부진 시 대출자산이 부실화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3월 말 기준 SBI와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업 연체율은 0.90%, 0.75%다. 작년 말 0.85%, 0.61%와 비교해 0.05%p, 0.14%p 각각 상승했다. 가계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 2.97%, 6.70%로 역시 같은 기간 0.52%p, 0.12%p씩 뛰었다.
 

(CI=각사)
(CI=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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