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금융시장…증시·환율 한숨 돌리나
예민한 금융시장…증시·환율 한숨 돌리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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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긴축·경기침체 우려·단기 낙폭 과대 인식 속
들쑥날쑥 변동성…"미 인플레 피크아웃 여부 중요"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3년 만에 1300원선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추고 하루 만에 1300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6원(0.28%) 하락한 1298.2원에 장을 마감했다. 6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하락했다. 지난 24일 기준 10년물 연 3.64%, 5년물 연 3.68%, 3년물 연 3.52%로, 전날보다 약 9bp, 10bp, 9bp씩 낮아졌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각각 1.73%p, 1.66%p, 1.39%p 상승한 수준이다. 

또, 같은 날 증시는 코스피가 전장보다 2.26% 상승한 2366.60에, 코스닥은 5.03% 상승한한 750.30에 거래를 마쳤다. 양대 지수 모두 지난 22~23일 이틀 연속 연저점 경신 행진을 멈추고 상당폭 반등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은 "(전일) 국내증시는 단기 낙폭 과대 인식에 힘입어 3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며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 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2009년 7월 중순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선을 돌파했다.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주간 3%, 6.5% 하락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주식 가격매력에 대한 인식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경계심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빠른 긴축 기조에 강달러 방향성이 굳어지고 한국 등 여타 국가들도 긴축에 속도를 내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달러-원 환율의 레벨을 절대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현 수준에서 원화를 움직일 만한 요소들을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달러 공급 축소와 대외 투자여건 변화는 원화의 평가 절하를 유도한다"고 짚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2010~2021년 국민연금 해외투자 잔액 및 비중(왼쪽), 2015~2022년 개인 해외 증권투자 추이(단위:조원, 십억달러). (자료=하나금융투자)

전날 금융감독원 일일금융시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연중 코스피·코스닥 외국인 순매도는 합계 19조원이다. 작년 연중 26조원 대비 외국인 자금이탈 속도가 빠르다. 채권은 순유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올해 중 규모는 37조5000억원으로 작년 연중 119조2000억원 대비 느려진 감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가치는 코스피, 달러 지수와 가장 연동이 강하다고 분석하고, 이달 연 1.75% 수준으로 동일해진 한국과 미국(상단 기준)의 기준금리가 역전 가능성이 임박한 것도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키워 환율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우려 요인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한 만큼 7월에는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계 자금의 한국 자본시장 이탈 우려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투심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7월 금통위 50bp 인상 전망)하나 이를 원화 강세 재료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우리나라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한-미 금리차와 원화가치 설명력도 약하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하나금융투자가 인용한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 언급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대외 투자로 인한 환율 가능성이 상존하며, 2020년부터 늘어난 개인 해외주식 투자도 환율 레벨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정점에 달한 후 상승세가 둔화되는 것) 여부가 중요하다"며 "달러-원 환율은 미 달러에 연동해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이후 9월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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