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힘, 정호승의 `고통 찬미가`
내 인생의 힘, 정호승의 `고통 찬미가`
  • 북데일리
  • 승인 2006.06.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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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출간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정호승의 <내 인생의 힘이 되어 준 한마디>(비채. 2006)는 ‘고통’의 찬미가다.

저자는 괴테의 한마디.

“색채는 빛의 고통이다” 를 읽다 가슴이 아리고 멍해진 순간을 떠올린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색채가 빛의 고통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빛에게 고통이 있다면 바로 어둠이라고 생각했으나 빛의 고통은 오히려 아름다움이었다. 산과 바다가 각자의 색을 내는 것이 꽃과 노을이 꽃과 노을의 색깔을 내는 것이 모두 빛의 고통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빛깔이 빛에 의해 그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그 아름다운 색채를 내기 위해 빛이 그토록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는 동안 강과 산과 나무와 풀잎들이 연두에서 진초록으로 점점 변해가면서 저에게 그토록 아름다움을 선사한 것이 빛의 고통에 의한 것이었다니”

같은 문장을 보고도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을 품는다. 정호승은 괴테의 말 한마디를 자연의 고통과, 인간의 고통, 사랑의 고통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인간도 고통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름다워질 수 없습니다. 고통 없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라는 말은 고통이라는 말과 그 의미를 같이 합니다. 고통이라는 말의 또 다른 낱말입니다. 사랑도 고통 없는 사랑은 없습니다. 사랑이 시작되면 고통도 시작됩니다. 고통이 없으면 이미 사랑이 아닙니다”

완곡하고 유연한 문장 가운데 살아 꿈틀대는 시인의 열정은 오랫동안 얼어 있던 독자의 마음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버거운 고통을 견뎌내고 초록의 풀잎과, 강물의 푸르른 빛깔을 낸 그네들을 향해, 오늘은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살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이 어떨까.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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