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5세 "헉~ 코리안 타임"
재일교포 2.5세 "헉~ 코리안 타임"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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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구미입니다. 대구 주변에 있는 구미시의 구미!! 마이구미의 구미~!!!"

화제의 만화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한국-일본 이야기’(2005. 안그라픽스) 주인공 구미가 자신의 이름인 `구미`를 소개하는 장면이다.

`구미`는 일본에서 흔한 이름. 그러나 발음이 잘 되지 않아 한국말로 자기의 이름을 말할 때는 그렇게 소개한다. 마이구미는 젤리 과자 중 하나다.

글과 그림의 주인공은 22세의 정구미씨. 재일교포 2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작가의 분신인 캐릭터 ‘노란구미’는 2000년 한국에 유학 와 6년째 겪은 경험과 어린 시절, 자신의 생각 등을 만화 형식으로 솔직하게 그려냈다.

만화들은 홈페이지에 연재될 때 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에서 출발, 네티즌들에 의해 각광을 받아 오프라인 출판물로 이어지는, `블로그 시대` 대박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다.

출발은 ‘구미의 유학만화’(http://chkoomi.cafe24.com)였다. 처음엔 그저 평범한 한 일본 유학생의 생활을 관찰한 만화일기였다. 웹툰 혹은 에세이툰 형태. 그러다가 네티즌에게 알려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연재 중인 홈페이지는 방문 폭주로 다운이 되기도 했다. 사이트 역시 새로 터(www.koomi.net)를 잡았다.

책 속의 한 장면인 `헉~코리안 타임`을 보면, 왜 한국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과`에서 디자인 기행을 가던 날.

과대표는 오전 8시까지 집합하라며 시간엄수를 다짐했다. 그런데 주인공이 아침밥을 거른 채 도착해 보니 모인 사람이 겨우 2명. 더구나 전날 8시까지 집합명령을 내린 과대표 역시 30분이나 늦게 왔다. 이어지는 만화 내용.

#1 8시 30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2 9시 30분 버스 타자!!! #3 10시 30분 선생님이 오지 않아 버스에서 기다린다. #4 11시 출발.

`난 왜 아침밥을 안먹고 왔지...`

이 밖에 남자 친구로부터 국화꽃을 선물 받고 우울했던 사건(일본에서는 국화가 조화로 사용)이나 `일본에서 한국 남자가 인기 있는가`에 대해 100번 정도 질문 받았던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중 `교포 2.5세` 부분은 재일동포로 살면서 겪어야 했던 가슴 찡한 에피소드여서 눈길을 끈다. 예컨대,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던 주인공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 국적이란 사실을 알게되면서 최초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을 고향으로, 한국을 조국으로 둔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되새기며 두 나라의 화해와 공존을 꿈꾼다.

아직도 가깝고도 먼 두 나라인 한국과 일본이 공통 역사교재를 사용하는 것, 서로 손잡고 21세기의 사랑과 평화를 꽃피우는 게 그녀의 소망이다.

책으로 나온 `유학만화`엔 연재당시와 주인공 얼굴이 달라졌다. 머리에 노란 모자를 썼다. 홈페이지에 있는 만화가 반, 새로 그린 만화가 반, 주제에 맞게 훨씬 일관되고 재미있게 꾸며졌다. [북데일리 박명훈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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